"신성한 교정에 '학살자 전두환' 기념비라니.."

장재완 2022. 5. 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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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중항쟁대전행사위원회, 충남기계공고 내 전두환 방문 기념비 철거 촉구

[장재완 기자]

 대전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충남기계공고 내 교정에 세워져 있는 전두환 방문 기념비.
ⓒ 오마이뉴스 장재완
       
 5.18민중항쟁기념대전행사위원회는 10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교육청은 충남기계공고 내 학살자 전두환 방문 기념비를 즉각 철거하고, 관내 학교 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에 있는 충남기계공고 교정에 전두환 방문 기념비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대전지역단체들이 철거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관내 학교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대전지역 민중·노동·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5.18민중항쟁기념대전행사위원회'는 10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교육청은 충남기계공고 내 학살자 전두환 방문 기념비를 철거하고,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에 동참하라"고 외쳤다.

이들에 따르면, 대전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충남기계공고 내 교정에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 방문기념 1981. 9. 25.'이라고 쓰인 표지석이 있다. 이 기념비의 크기는 가로183cm, 세로 183cm이며, 충남기계공고 본관 오른편 화단에 설치돼 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을 가르쳐야 할 학교에 전두환 표지석이 수십 년 째 서 있는 것은 반교육적이고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김창근 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 회장은 "단순히 시찰을 위해 다녀갔다고 방문 기념 표지석을 세운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이 땅의 민주주의를 군화발로 짓밟고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군사반란수괴인 전두환의 방문 기념 표지석이 배움의 전당인 학교에 아직도 세워져 있다는 것이 정말 부끄러울 뿐"이라고 말했다.지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정섭 전교조대전지부장은 대전시교육청 부지에 있는 '금송'을 문제 삼았다. 그는 "대전시교육청 청사 내에는 일왕의 상징인 금송이 있다. 대전시청 앞 두 그루의 금송은 2020년 2월 한밭수목원으로 옮겨졌는데, 대전교육청에 있는 금송은 여전히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감이 아무런 의지도 역사의식도 없으니까 그 결과가 '금송'이나 '전두환 기념비'처럼 이렇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제 7월 1일이면 새로운 대전교육감이 취임할 것이다. 대전교육청은 전수조사를 통해 일제 잔재 뿐만 아니라 전두환·노태우의 흔적과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고, 살아 숨 쉬는 역사교육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율현 세상을바꾸는대전민중의힘 상임대표는 "올해는 5.18 광주민주항쟁 42주년이면서 광주민주항쟁이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된 지 27년이 되는 해"라며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으로 평가받고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매년 추모와 민주주의 정신을 기렸던 지난 27년 동안, 학살자 전두환 방문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버젓이 서 있었다는 것은 대전시민의 부끄러움이자 수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군부독재에 맞선 시민들의 투쟁과 민주항쟁 정신과 역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범죄 행위에 다름 아니다. 대전시교육청은 지체 말고 하루라도 빨리 역사 왜곡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충남기계공고 교내 전두환 방문 기념비를 철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웃한 충북교육청은 2020년에 '역사바로세우기'의 일환으로 전직대통령 관련 도내 모든 교육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공립학교 7곳에 잔존하던, '이 건물은 전두환대통령 각하의 하사금으로 건립된 것입니다'는 준공표지판을 모두 철거했다"면서 "따라서 5·18민중항쟁 42주년을 맞아 국민 앞에 단 한 마디 사죄도 없이 죽은 전두환의 충남기계공고 방문 기념비는 즉각 철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아울러 "나아가 관내 학교 등에 잔존하는 반교육적 전두환 미화 기념 시설물을 전수조사해 모두 철거하라"며 "이는 민주시민으로서 자긍심 높은 대전시민의 정당한 요구이며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충남기계공고 내 전두환 방문 기념비 철거 계획'과 '관내학교 학살자 전두환미화 시설물 전수조사'를 촉구하는 요구서를 대전교육청 민원실에 접수하고, 6.10항쟁 기념일인 6월 10일까지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대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들에게 이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요구할 계획이다.
      
 5.18민중항쟁기념대전행사위원회는 10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교육청은 충남기계공고 내 학살자 전두환 방문 기념비를 즉각 철거하고, 관내 학교 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후 대전교육청 민원실에 철거 계획 및 전수조사에 대한 질의서를 접수하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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