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지지자도, 반대자도 몰린다..평산마을 '집회 1번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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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신고 빗발…세(勢) 대결 장소되나

조용한 시골마을이던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귀향으로 '집회 1번지'가 될지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의 귀향을 전후로 그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이들이 마치 ‘세(勢) 대결’을 하듯 집회 신고도 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10일 귀향한 평산마을은 48가구가 거주하는 시골마을이다. 경남의 대표적 관광지인 통도환타지아에서 약 2㎞ 거리지만, 도로 폭이 좁고 산세가 거친 곳에 자리해 평소 외부인의 출입이 거의 없다. 퇴임을 앞두고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고 여러 차례 말해온 문 전 대통령 내외가 터를 잡기에 맞춤한 곳이라는 말이 나온다.

경찰은 문 전 대통령 귀향을 전후로 평산마을에 대한 치안·경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평소 적막강산이라고 불렸던 마을에 연일 인파가 몰리고 있어서다. 경찰은 이날 5000명 넘는 환영 인파가 평산마을에 몰릴 것으로 보고 교통통제에 나섰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에 입주할 때 6000여명이, 노무현 전 대통령 봉하마을 사저를 향할 때 1만 명이 몰린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거할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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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첫 귀향 반대시위 열려

그동안 집회·시위가 없던 마을 분위기도 달라졌다. 지난달 29일 평산마을에서 50여명이 참여한 첫 번째 집회가 열린 것을 시작으로 집회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귀향한 이날도 평산마을행을 반대하는 내용으로 20여명이 집회 신고를 냈다.

경찰은 현재까지 접수된 집회 신고가 10여건에 달한다는 점에서 향후 2, 3개월간 집회나 시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은 평산마을 일대가 경호구역으로 지정돼 마을에서는 집회가 어렵다고 안내했다"며 "집회가 가능한 마을 밖 인도 등에서 집회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평산마을에서 자유대한수호연합 부울경본부 회원들이 문재인 대통령 '귀향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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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된 의경 공백…방호직 채용해 대체

전직 대통령들과는 달리 평산마을 사저 인근에는 의무경찰(의경)이 상시 배치되지 않는다. 문 전 대통령 임기 당시 정부가 경찰 일자리 창출과 현역 충원을 위해 의경의 단계적 폐지를 국정과제로 채택함에 따라 의경 제도는 내년에 완전 폐지된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전직 대통령 사저 부근에는 1개 중대 규모의 의경이 상시 배치됐지만 현재 가용 인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경호 강화 차원에서 담당 하북파출소 인력을 4명에서 9명으로 증원했고, 집회 대비 및 경계를 위해 한동안 사저 인근에 경력을 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안길 입구에 외부차량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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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원·경찰, 사저 안팎 철통 경계

사저 내부 경호는 청와대 경호처 경호원이, 외부는 경찰이 맡는다. 앞서 청와대 경호처는 의경의 역할을 대신할 수 9급 방호직 공무원을 채용했다. 수십명 수준인 경호원과 방호직 공무원들은 사저 안에 별도로 마련된 경호동에 머무른다.

사저 내부에는 대통령 내외가 머무르는 건물 1동을 포함해 건물 2개 동이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거주용 건물의 경우 지난달 18일 사용승인됐으며, 경호동 또한 지난달 25일자로 준공 통보를 받아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민주·안대훈·위성욱 기자 kim.minju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