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아이들이 여기에 있다는 걸 느껴! 조현철의 수상 소감이 특별한 이유는?

2022. 5. 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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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남다른 수상 소감으로 화제가 된 조현철.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부른 이름들.
「 아버지 」
〈D.P.〉 '조석봉' 역으로 TV부문남자조연상을 수상한 조현철. 한준희 감독과 동료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그가 조심스럽게 꺼낸 이야기는 아버지의 투병이었다. 그는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죽음을 앞둔 아버지께 용기를 드리고자 잠시 시간을 할애하겠다"라고 양해를 구한 다음 이런 자리에서 하게 될 줄 몰랐던 "사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빠가 조금만 눈을 돌리면 마당 창 밖으로 빨간 꽃이 보이잖아? 그거 할머니야." 그러니까 아버지도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자신은 죽음이라는 건 '존재 양식의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 박길래 선생님 」
조현철은 작년 한해 동안 첫 장편 연출작 〈너와 나〉를 찍으며 분명히 세월호 아이들이 '여기에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영화를 준비하는 6년 동안 자신에게 중요했던 이름들을 열거했다. 첫 번째 이름은 고 박길래. 1980년대 '상봉동 진폐증 사건'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최초의 공해병 피해자다. 당시 박길래 선생의 변호를 맡은 고 조영래 변호사가 조현철의 큰아버지, 이 투쟁을 함께 한 한국 환경운동의 선구자 조중래 교수(현 명지대 명예교수)가 바로 그의 아버지다.
「 김용균 군, 변희수 하사, 이경택 군, 그리고 세월호 아이들 」
이어 조현철은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군, 성전환 수술을 이유로 강제 전역 처분을 받은 고 변희수 하사, 그의 출신 고등학교 후배이자 학교폭력 피해자인 고 이경택 군의 이름을 떨리는 목소리로 불렀다. 그리고 세월호의 아이들, 예진이, 영은이, 슬라바, 정무의 이름을 불렀다. 이들은 죽은 뒤에도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니까 아빠,

무서워하지 말고 남은 시간 아름답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이 소란스러운 일들 잘 정리하고 금방 가겠습니다.

편안하게 잘 자고 있으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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