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농산물 안돼" 낙동강 공대위가 또 대구교육청 앞에 선 이유
[정수근 기자]
▲ 낙동강 대구 공대위 소속 활동가들이 대구교육청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함께 외치고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우리 아이들 급식 안전을 내팽개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을 규탄한다!"
"우리 아이들 급식에 녹조 독이 든 낙동강 농산물은 절대 안 된다!"
"녹조 핀 강에서 벌이는 수상레저 체험교육 즉각 중단하라!"
"녹조 독으로부터 안전한 농산물을 위해서 낙동강 수문을 열어라!"
9일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아래 낙동강 대구 공대위) 소속 활동가들이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강은희 대구교육감 규탄, 낙동강 대구 공대위 결성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낙동강 대구 공대위는 지난 3월 29일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인의 밥상이 위험하다. 우리 아이들 급식이 위험하다"면서 녹조 독으로부터 안전한 급식을 위해 대구시교육청이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었다.
이날 낙동강 대구 공대위는 사전 배포 보도자료를 통해 "낙동강을 끼고 있는 경남도교육청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대구시교육청의 행보에 실망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오른다"며 "경남도교육청은 교육감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 해결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4월 14일 "최근 낙동강 유역 물로 재배한 생산물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으로 인해 학교 급식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강은희 대구교육감의 행태를 규탄하는 동시에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이 문제에 본격 대응할 것을 결의하는 바다"라면서 "대구지역의 시민사회정당종교계를 아우르는 우리 25개 단체는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녹조 독으로부터 안전한 농산물 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결의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를 구성해 보 개방운동에도 적극 동참하겠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구환경운동연합 의장이기도 한 이승렬 낙동강 대구 공대위 공동대표는 "녹조 독이 묻어있는 급식을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먹이지 말 것을 학부모의 마음으로 요청한다"라며 "아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시급히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 대구시교육청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대화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낙동강 대구 공대위는 또 "우리는 녹조 농산물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운동에도 동참해나갈 것"이라면서 "녹조 독소가 든 농산물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낙동강에 녹조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낙동강에 녹조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낙동강 보를 개방시켜 낙동강이 원래대로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녹조가 가득한 경남의 한 논의 모습이다. 이런 녹조가 핀 낙동강 물로 생산된 쌀에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고. 그 쌀이 아이들 급식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
ⓒ 임희자 |
두 번째 현장 발언자로 나선 낙동강 대구 공대위 집행위원이자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인 박성민 목사는 "10년도 더 된 4대강사업을 시작할 때에 수많은 이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닥쳐와 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또다시 무시한다면 앞으로 20년 후에는 어떤 결과가 닥칠지 너무나 명확해 보인다"라며 "시민단체가 급식환경을 검사한 결과 (녹조에서) 아주 치명적인 독소가 나온다는 것을 문제제기했다. 함께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그 급식을 먹고 함께 죽어가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녹조 핀 강에서 행하는 수상레저 체험교실 중단하라"
▲ 녹조가 핀 낙동강 수련원 앞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구시교육청의 수상레저 체험교실. 2017년 여름 촬영.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이날 현장 발언에 나선 전교조 대구지부 임성무 지부장은 수상레저 체험교실 운영에 대해 아래와 같이 우려했다. "아이들이 수상 훈련을 할 때 낙동강의 녹조가 너무 심각하다. 기준의 30배, 60배로 심각한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낙동강 수상교육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이냐고 교육청에 전화를 드렸고, 전교서 대구지부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제 여름이 됐다. 중학생들이 낙동강 수련원에서 체험활동을 하게 될 거다. 그런데 낙동강의 녹조는 여전하고 나빠진 상태다. 강은희 교육감은 '다 품는 교육을 하겠다' 했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발암물질이 가득한 곳에서 체험학습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거기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는지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강은희 대구교육감과 대구교육청을 향해 다음과 같이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첫째, 아이들 급식에 들어가는 농산물 생산지 실태조사를 요구한다.
둘째, 낙동강 물로 재배한 농작물을 학교 급식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한다.
셋째, 녹조 핀 낙동강에서 행해지는 수상레저 체험교육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넷째, 녹조로부터 안전한 농산물을 위해서 낙동강 보 개방을 선언할 것을 요구한다."
항의서한조차 안 받겠다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 항의 서한을 들고 대구시교육청 청사를 들어서는 이승렬 공동대표. 그러나 이내 교육청 직원들에 의해서 밀쳐 났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 이런 경우가 없다면서 교육청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낙동강 대구 공대위 활동가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 교육청 직원들과 거친 몸싸움 중인 낙동강 대구 공대위 이영준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 허리도 성치 않는 분이 너무도 위험하게 제지당하고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이에 이승렬 대표는 "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관공서에서 민원인인 시민을 막아서는냐? 우리가 행패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깡패들도 아닌데 도대체 이렇게 출입문까지 봉쇄한 채 막아서는 이유가 뭐냐?"라고 강하게 항의했고, A사무관은 "우리는 청사를 보호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러는 거다. 비서실장이 서한을 안 받게 한다. 그러니 들어갈 수 없다"라며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영준 회원은 "세상에 이런 교육청이 어디 있나. 민원인을 막아서는 교육청이 도대체 어디 있나. 이게 대구의 현실인가. 이게 강은희교육감 체제의 대구교육청이란 사실이 슬프다. 이러니 대구교육감을 바꿔야 한다는 소리가 들리는 이유가 이니겠는가" 라며 청사 출입을 시도했고 다른 활동가도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교육청 직원들이 이들을 막아 교육청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에도 공대위 활동가들과 교육청 직원들간 대치가 이어졌고 중간에 수성경찰서의 정보관과 경찰들이 현장을 찾아 중재하려 노력했지만 별다른 진척은 없었다.
공대위 회원과 교육청 직원들이 대치한 지 3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활동가들이 바닥에 앉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역언론 기자들을 부른 뒤 농성을 할 태세를 갖췄다. 그제야 교육청 총무과장이 나타났다. 그는 자신이 공문 접수 담당이라면서 서한을 받겠다고 했다. 이승렬 대표는 "항의서한을 보면 우리의 요구사항이 있다. 그 요구사항에 대해서 역시 공문으로 답을 달라. 그러면 우리도 항의서한을 드리고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그제야 긴 대치가 끝이 났고, 이날 기자회견이 마무리됐다.
낙동강 대구 공대위 집행위원인 장수연 목사는 "도대체 이런 대구의 현실이 너무 슬프다"라며 "교육청에서 어떻게 민원인이게 이렇게 대할 수가 있나? 다른 지역 교육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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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지난 14년 동안 낙동강을 기록하면서 4대강사업의 폐해를 고발해오고 있습니다. 녹조 독으로부터 안전한 낙동강 주변 농산물을 먹고 싶으신가요? 그럼 낙동강 보의 수문을 모두 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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