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20% 한계 뚫고..500g 하진이의 기적

민태원 2022. 5. 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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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500g으로 성인 손바닥만한 초극소 미숙아가 생존율 20% 한계를 뚫고 300일간 생명의 기적을 일궈냈다.

10일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조하진(생후 10개월) 아기는 지난해 7월 임신 22주만에 엄마 뱃속에서 세상에 나왔다.

하진이는 응급상황으로 출생했기 때문에, 조기 분만이 예상되는 미숙아의 폐 성숙을 위해 투여하는 산전 스테로이드조차 사용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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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일간 신생아 집중치료..5번의 수술 이겨내
10개월만에 6kg으로 자라..지난 3일 가족 품으로
2021년 7월 하진이의 생후 2주차 모습(왼쪽)과 지난 9일 6Kg으로 건강하게 성장한 하진이의 첫 번째 외래 진료 시 모습. 서울성모병원 제공

체중 500g으로 성인 손바닥만한 초극소 미숙아가 생존율 20% 한계를 뚫고 300일간 생명의 기적을 일궈냈다.

10일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조하진(생후 10개월) 아기는 지난해 7월 임신 22주만에 엄마 뱃속에서 세상에 나왔다.
출생 당시 500g이었던 하진이는 신생아 집중치료와 부모의 지극 정성으로 10개월 만에 6㎏으로 12배 성장했고 지난 3일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 품에 안겼다.

하진이 엄마(32)는 임신 22주 5일만에 급작스러운 태반 조기박리로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진이는 응급상황으로 출생했기 때문에, 조기 분만이 예상되는 미숙아의 폐 성숙을 위해 투여하는 산전 스테로이드조차 사용되지 못했다. 출생 시 울음이나 움직임도 거의 없는 상태였기에, 출생 직후 기관삽관, 계면활성제 투여, 인공호흡기 등 호흡을 위한 치료가 이어졌다. 의료진의 노력에 보답하는 듯 아기는 잘 견뎌내 주었다.

생후 2주에는 괴사성 장염으로 인한 장 천공 수술을 비롯해 장루 복원 수술 등을 받았다. 아울러 출생 전에는 반드시 열려 있어야 하고 출생 직후 닫혀야 하는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의 관이 닫히지 않아, 이를 치료하기 위한 수술 등 모두 5번의 힘든 수술을 모두 이겨냈다.

주치의인 소아청소년과 윤영아 교수는 “하진이는 탄생부터 여러 번의 고비가 있었다. 특히 생후 2주에 괴사성 장염으로 인한 장 천공 수술 시 바이탈(생존 활력 신호)이 유지되지 않았을 때의 위급한 상황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소회했다.
이어 “하진이를 보면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신생아 중환자실을 퇴원한 하진이가 기특하고 대견하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신저가 되도록 힘차게 살아가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하진이와 가족, 주치의 소아청소년과 윤영아 교수(오른쪽)가 지난 9일 첫 외래 진료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하진이 부모는 “300일간의 여정에 하진이를 위해 밤낮으로 애써 준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들한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하진이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아기가 되도록 잘 키우겠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국제 질병분류상 주산기의 정의는 임신 22주부터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생존 능력은 생명의 징후인 심박동, 제대(탯줄)박동, 자발적 근육 움직임과 함께 임신 22주 이상이거나 체중 500g 이상일 때로 정의하고 있다.

신생아 생존율은 24주 이하가 21%, 25주 27%, 26주 40%, 27주 58% 정도이며 출생 체중에 따른 생존율은 500g 미만이 20%, 500~724g 26%, 725~999g 43%, 1000~1249g 71% 수준이다. 임신 26~27주, 출생 체중 1㎏일 때 신생아 생존율은 약 50%다. 하진이는 20% 미만의 생존율을 이겨낸 셈이다.

국내에서 한 해 태어나는 1.5㎏미만 미숙아는 3000여명에 달한다. 특히 500g 미만일 때를 초극소 미숙아로 분류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태어난 가장 작은 아기는 지난해 4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임신 24주 6일만에 출생한 288g의 조건우군이다. 이 아기도 153일간 신생아 집중치료를 받고 같은 해 9월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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