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첫 출근길..빨간옷 주민 '헬로 프레지던트' 팻말 들었다
“펜스 밀지 마십시오.” “통로를 확보해주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10일 오전 첫 출근을 앞두고 자택 주변 곳곳에서는 경찰의 이런 안내가 들려왔다. 윤 대통령 출근 시간이 다가오자 지지자와 인근 주민 수백여 명이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몰려들면서다. 무전기 4개를 가슴에 차고 있던 한 경찰관은 “실시간 (자택 주변) 상황을 한꺼번에 듣기 위해 이런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첫 출근길 어땠나
빨간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나온 인근 주민 배기순(67·여)씨는 “출근하는 윤 대통령을 보기 위해 오전 7시 30분부터 나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나는 길목에 자리를 잡은 배씨는 윤 대통령이 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전날(9일) 피켓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가 들고 있던 피켓에는 “Hello, Mr. President 尹(윤)석열. 健康(건강)하십시오. 이웃 老人(노인)”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배씨는 “윤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며 웃었다.
철제 울타리 설치…자택 주변 경비 강화
경찰은 윤 대통령 자택 주변이 지지자 등으로 붐빌 것에 대비해 아크로비스타 출입구 주변 등에 철제 울타리를 설치했다. 철제 울타리에는 “질서유지선을 지켜달라”는 경찰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날 윤 대통령 경호 등에 투입된 관련 인력은 30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한 경찰 관계자는 “경비·교통·정보 등 인근 경찰서 인력이 전부 동원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취임 축하 현수막은 사진 명소
검은색으로 옷 색깔을 맞춘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자택에서 걸어 나왔다. 이른 아침부터 자신을 기다리던 지지자 등을 본 윤 대통령은 이들에게 주먹 인사로 화답했다. 김 여사는 “너무 예쁘다” “너무 참하다”는 말이 들려오자 여러 번 목례했다. 경호 차량 앞에 멈춰선 윤 대통령은 지지자를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차량에 탑승했다. 자택에서 나선 지 약 3분 만이다.
윤 대통령이 떠났지만 현장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 시민은 “경축. 제20대 대통령 취임”이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인증샷을 찍었다. 동대표 정원헌(70)씨는 “한 달 넘게 주민들과 이날 취임 행사를 준비했다”며 “윤 대통령과 같은 곳에 살아 영광”이라고 말했다.
출퇴근 대통령…직장인은 걱정?
윤 대통령의 출퇴근길과 동선이 겹치는 일부 직장인은 교통 체증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권모(36)씨는 “매일 눈치 게임 해서 ‘꽝’에 걸리라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지나는 동선을 미리 공개해 알아서 피해갈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모(29)씨는 “윤 대통령이 내가 다니는 한강대교로만 안 오면 좋겠다. 여기는 평소에도 ‘헬게이트’”라며 답답해했다.
윤 대통령의 통행이 차량 흐름 등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이윤환(32)씨는 “윤 대통령의 통의동 출근 때도 인근이 차로 막힌다는 생각은 못 해봤다”며 “빨리 지나가는 게 차라리 편하다”고 말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출퇴근이 과도한 불편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면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건희 '올화이트' 패션 숨은 뜻…"내조 전념 뜻 반영됐다"
- "최고 명당"…문 전 대통령 품을 평산 마을 어떤 곳?
- 문재인 땐 수제 맥주, 박근혜 땐 와인...윤석열 만찬주는?
- 김부선 '빨간 드레스' 태진아 '빨간 넥타이'…취임식 화제의 패션
- "강동원도 칭찬 안했는데"…'우성 엄마' 아이유에 놀란 송강호
- 김혜수·주지훈 몸값 얼마길래…수백억 적자 덫에 빠졌다
- [단독] 노무현·문재인 정신적 지주 송기인 "문, 힘껏 했지만 조국 아쉽다"
- 18세 연하 흉악범과 사랑의 탈주…베테랑 교도관의 최후
- 흰색 드레스 벨트 라인에 큰 리본…김건희 여사 의상 보니
- 유튜브도 제쳐버렸다…방송 한번 안 나오고 1등, 미친 5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