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이 상태론 지방 소멸.. 지역 대변할 국회 상원제 도입 필요"

홍성헌 2022. 5. 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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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충북도정 마치는 이시종 지사
이시종 지사가 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일군 성과와 아쉬움 등에 대해 소회를 밝히고 있다. 충북도 제공


2010년부터 내리 3선을 하며 충북도정을 이끌었던 이시종 지사가 6월 퇴임한다. 12년 동안 도전과 혁신을 외친 이 지사는 그동안 일군 성과와 아쉬움 등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이 지사는 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가 진정한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각별한 관심과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모든 지역이 공정한 기회를 갖고 스스로 발전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는 지방분권 실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 정부와 민선 8기 도지사에 바라는 점은.

“현재 인구, 정치, 경제, 문화 등 전 분야에서 수도권 일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상태라면 머지않아 지방은 소멸되고 말 것이다.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방분권을 통한 국가균형발전 필요하다. 국회 상원제 도입 등 지방분권 개헌과 지방세 비중 확대, 자치조직권 보장과 같은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중앙과 지방이 함께하는 본격적인 지방시대를 열어주길 바란다.”

-국회 상원제가 왜 필요한가.

“인구수에 의한 단원제 국회는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에 균등하게 2~3명씩 상원을 구성해 중앙에 지방의 목소리를 반영해야한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헌법에 지방자치, 균형발전을 지켜줄 최후의 보루를 만드는 일이다.”

-도정을 12년간 이끌면서 가장에 기억에 남는 일은.

“충북의 미래 100년을 여는 탄탄한 주춧돌을 마련한 역사적 순간이 떠오른다. 2020년 5월 치열한 경쟁 끝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했다. 바이오·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1조원 규모의 대형국가연구시설 확보를 했다. 장기적으로 연관 산업체 연구기관 공공기관 등이 몰려들어 충북이 세계적인 과학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도민들이 고통 받고 힘들어할 때였다. 2017년 12월 6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제천 화재참사는 지금까지도 매우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참담한 사고를 당하신 유가족과 부상자 여러분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제천 화재참사 유족들이 충북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유족들과 합의가 잘 안 돼서 안타깝다. 소송으로 이어져 아주 가슴아픈 일이다. 유족 편에도 서야 하지만 전국 소방공무원의 특수성도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다. 소송으로 안 가고 잘 해결되길 원했다. 그게 잘 안 돼서 가슴 아프다. 임기 내에 마무리를 못하고 떠나는 것이 가장 큰 오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해결되는 않은 지역현안이 수두룩하다.

“가장 시급한 것이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이다. 대전~세종~충북을 연결하는 광역철도가 청주 도심을 지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 노선은 확정이 아닌 대안 중 하나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21~2030년)에 반영됐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노선 확정을 위해 기존 충북선 활용 방안과 청주도심 경유를 놓고 사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결과는 이르면 10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등을 통해 청주 도심 통과 노선이 조속히 확정되길 바란다.”

-국가균형발전 혁신을 위한 강호축과 충청권 메가시티의 추진 기반 완성도 남은 과제다.

“충북이 2014년 강호(강원~충청~호남)축 의제를 처음 제안한 후 8개 시·도와 다방면으로 협력해 새로운 국가균형 발전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호축 특별법 제정과 강호축 고속철도망 완성이 남아 있다. 충청권은 메가시티 계획을 구체화하고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핵심도시 간 연계로 충청권이 하나의 생활권, 경제권이 형성될 것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안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제무예종합경기대회를 세계 최초로 발굴한 국제기구인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운영비 지원과 전통무예 육성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청주에 본부를 둔 WMC는 유네스코, 세계도핑방지기구,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의 회원으로 무예와 전통무예단체들이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데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법이 통과하지 못하면 어찌 되는 건가.

“WMC 지원이 일부 지역의 지방비로만 이뤄진다면 지역재정 부담 가중으로 영속성 확보가 어려워진다. 국제기구인 WMC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어려워질 경우 자구책으로 지원 가능한 국가나 도시로 이전할 수도 있다. WMC가 국외로 이전하게 되면 엄청난 국가 이미지 실추와 국부 손실로 이어질 것이다.”

-2010년 7월부터 지난 3월 기준 투자유치 106조원을 기록했다.

“100조원은 투자협약 금액, 공장 등록 등을 합한 수치다. 투자 이행률은 95%에 달한다. 7896개의 기업을 유치하고 28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임기가 끝나는 6월까지 110조원 달성이 전망된다. 100조원이 충북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111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41조1000억원, 취업유발 효과 58만7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의 지난 10년간 지역내 총생산(GRDP) 규모는 43조5000억원에서 67조원으로 54% 성장했다.”

-투자유치 비결은.

“바다가 없고 자원이 절대 부족한 충북은 투자유치에 전력을 다했다. 도내 경제기관·단체 26개가 참여하는 기업유치담당제를 운영하고 온라인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유치에 나섰다. 투자기업에 투자유치 보조금을 확대 지원하고 공장 착공 기업에 중소기업정책자금 금리 추가 할인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퇴임 후 계획은 어떤 것이 있는지.

“퇴임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도지사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남은 임기 동안 지금까지 벌여놓은 현안 사업을 마무리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청주를 떠나 서울에 머물 것이다.”

-도민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윤석열정부에서 현안사업들이 잘 될 수 있도록 도민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문제의식을 갖고 같이 분노도 하고 대책을 찾는 노력을 꼭 했으면 좋겠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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