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엉덩이탐정' 그림 건넨 어린이, 尹 손잡고 취임식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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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아저씨, 사인받아 반장 당선. 고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아저씨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할 거예요. 계속 반장 선거에서 떨어졌는데, 결국 반장이 될 수 있었던 게 (대통령 아저씨의) 사인 덕분이거든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취임식 행사에 손을 잡고 입장할 예정인 대구 어린이 변정준(10) 군의 이야기다. 대구 수성구 두산초등학교 3학년인 변군은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으로부터 취임식 초청을 받았다.
앞서 윤 당선인과 변군은 '엉덩이 탐정' 그림으로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7월 변군은 직접 스케치북에 어린이 만화 주인공인 '엉덩이 탐정' 캐릭터를 그려 대구를 찾은 윤 당선인에게 건네 보였다.
이를 본 윤 당선인은 환하게 웃으면서, 변군의 엉덩이 탐정 그림 옆에 '정준이의 꿈을 아저씨도 밀어줄게!!'라고 적은 뒤 '윤석열'이라고 사인을 했다. 이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엉덩이 탐정 그림을 올려 화제가 됐다.
변군의 어머니는 "악당 잡는 경찰이 꿈인 정준이는 평소에 명탐정 코난, 엉덩이 탐정 같은 정의로운 해결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를 자주 보는데,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가끔 뉴스에 나오면 “저 아저씨 엉덩이 탐정이랑 진짜 많이 닮았다” 고 하더라.
그러더니 그림을 그려 대구를 찾은 윤 당선인에게 직접 사인을 받겠다고 당시 할머니와 밖으로 나가 만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변군은 윤 당선인의 글과 사인이 담긴 엉덩이 탐정 그림을 집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
변군이 윤 당선인에게 반장 선거에 대해 고마움을 표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엔 나름의 사연이 있다. 가족에 따르면 변군은 1학년부터 반장이 되는 게 꿈이었으나 매번 선거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그러다 2학년때 윤 당선인의 사인을 받았고, 그걸 주제로 친구들 앞에서 연설을 해 2학년 2학기에 결국 반장으로 뽑혔다.
변군의 어머니는 "정준이가 반장이 됐을 때 연설의 취지가 '난 어른들 사이를 뚫고 사인까지 받은 용기 있는 어린이다' 였다. 정준이가 그걸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취임식 리허설 중인 변군은 가족을 통해 중앙일보에 "처음에 대통령 아저씨를 만난다는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듣고 신기했다"며 "어리둥절 하지만 기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날 취임식엔 변군과 함께 광주광역시의 어린이 대표 1명도 참석한다. 대구·광주 어린이들이 취임식에 함께 참석하는 것은 지역간 갈등이 없는 정부, 소통, 통합의 메시지를 담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취임식 특별초청자인 ‘국민희망대표’ 20인에는 '대구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무근미광전업㈜ 대표도 포함됐다. 그는 2012년 1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익명으로 1억 원을 전달하며 첫 나눔을 시작한 후 2020년 12월까지 10여년간 모두 10차례 10억3500여만 원을 익명으로 기부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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