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거노인 사회적 고립 덜어줄 새로운 안전망 설계하자

2022. 5. 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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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약 20만명이던 서울의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2017년 30만명, 2020년 35만명을 넘어섰다.

전국에는 170만명에 육박하는 독거노인이 있다.

거리두기는 혼자 살아가는 노인들에게 사회적 단절과 고립을 뜻했고 치명적 타격이 됐다.

2020년 서울시 노인실태조사에서 독거노인의 우울증 위험도는 비독거노인의 두 배나 됐고, 약 30%가 고독사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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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약 20만명이던 서울의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2017년 30만명, 2020년 35만명을 넘어섰다. 당초 2030년쯤 40만명에 이를 거라고 예상했는데, 훨씬 앞당겨지게 됐다. 전국에는 170만명에 육박하는 독거노인이 있다. 광주광역시 인구보다 많다. 이들이 두 배로 불어나는 시기를 2037년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급속히 진행되는 한국사회 고령화의 그늘을 논할 때 우리는 노후빈곤을 주로 언급하곤 했다. 노후를 준비할 여유가 없었던 이들에게 경제적 안전망을 구축해주는 것이 시급했다. 기초연금을 신설하고 각종 복지제도를 마련하며 빈곤을 덜어내는 일에 주력해 왔다.

그러다 맞닥뜨린 코로나 사태는 경제적 안전망이 보호해주지 못하는 커다란 구멍이 있음을 알려줬다. 거리두기는 혼자 살아가는 노인들에게 사회적 단절과 고립을 뜻했고 치명적 타격이 됐다. 고독사 규모를 짐작케 하는 무연고 사망자는 2017년 2008명에서 코로나 2년간 연 3000명대로 급증했다. 2020년 서울시 노인실태조사에서 독거노인의 우울증 위험도는 비독거노인의 두 배나 됐고, 약 30%가 고독사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외로움이 정신건강을 넘어 인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로 이미 입증됐다. 담배를 하루 15개비씩 꾸준히 피우는 것만큼 해롭고, 비만보다 더 많이 몸을 손상시키며, 평균수명을 15년쯤 단축시킨다고 한다. 코로나 국면에 급증한 고독사는 사회가 개인의 고립과 단절을 방치할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예고편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2년 만에 거리두기에서 벗어나 어버이날을 보냈지만 부양가족 없는 독거노인의 고독이 얼마나 덜어졌을지 의문이다. 이런 문제를 풀어보려고 영국은 2018년 ‘외로움부 장관’직을 신설했는데, 우리는 커뮤니티를 다루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는 게 효과적일 것이다. 마침 지방선거가 열린다. 서울시의 ‘1인 가구 조례’, 부산시의 ‘외로움 조례’ 같은 것을 더욱 발전시키고 확산시키는 무대가 돼야 할 텐데,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은 독거노인 수당 같은 퍼주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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