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분 없는 이재명 출마, 특권 버리고 수사 받겠다고 약속해야

2022. 5. 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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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8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어 결단을 내렸다지만 대선 패배 2개월 만에 아무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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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8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어 결단을 내렸다지만 대선 패배 2개월 만에 아무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공천을 받기 전부터 유권자를 무시한 무리한 결정, 수사를 피하려는 방탄용 출마라는 비난이 쏟아졌는데 이 고문은 오히려 “정치인의 숙명인 무한 책임을 철저히 이행하겠다”며 6·1 지방선거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까지 맡았다. 정치인이 선거에 나서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명분 없는 출마를 지켜보는 유권자의 마음은 매우 불편하다.

이 고문의 출마가 비난받는 이유는 수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이 고문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고문을 공범으로 적시한 영장을 발부받아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했다. 성남분당경찰서도 이 고문의 성남FC 제3자 뇌물수수 의혹 사건 수사를 다시 시작했다. 대선 과정에서 이 고문이 누구보다 강하게 특검 수사를 주장했던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 수사도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 이 고문은 기자회견에서 “정면돌파가 정치의 정도”라고 했다. 이 말이 진심이라면 이 고문은 ‘민주당 공천=당선’인 계양을이 아니라 정치적 고향이자 자택이 있는 경기도 성남 분당갑에 출마해야 했다. 최소한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당선되더라도 국회의원의 특권을 행사하지 않고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는 약속을 해야 했다.

민주당은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대선의 연장전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0.73%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 때문에 아쉬움을 삭히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선거를 총지휘하며 ‘586 용퇴론’을 외쳤던 송영길 전 대표가 갑자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고, 패배한 후보는 송 전 대표 지역구를 물려받아 국회에 입성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역대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들이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것은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선택받지 못한 이유를 성찰하기 위해서였다. 유권자들도 민주당이 내부에서 치열한 논쟁을 벌여 잘잘못을 복기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온갖 편법과 꼼수를 동원해 ‘검수완박’을 밀어붙였고, 대선 후보는 국회의원이 되려고 대의에 맞지 않는 쉬운 길을 택했다. 정략만 난무해 비웃음을 사는 정치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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