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필요 없다"..'추첨 판매' 래플 열풍

래플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구매 기회를 부여하는 판매 방식이다. 드로우 등의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국내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2019년 무렵.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래플을 적극 도입하면서다. 무신사 래플 중 가장 흥행했던 것은 2020년 10월, 디올과 나이키가 협업해 만든 ‘에어 조던 1 하이 OG 디올 리미티드 에디션’ 래플. 이때 총 35만명이 참여했다.
나이키는 래플 마케팅을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나이키는 2019년부터 ‘스니커즈(SNKRS)’라는 사이트를 별도로 운영하면서 한정판 스니커즈 래플을 진행하고 있다. 거의 2년간 매일 다른 한정판 스니커즈 래플을 진행하는데도 인기가 식지 않는다.
스니커즈 등 신발에서 시작된 래플 열풍은 다른 분야로도 번지고 있다.
와인나라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래플 이벤트를 진행했다.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도 지난해 유명 팝가수 트래비스 스콧과 협업해 만든 향수를 래플 방식으로 판매했는데, 500 대 1에 이르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바이레도를 유통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래플은 고객 흥미와 기대감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선착순 판매 방식보다 공정해 업계 최초로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래플 형태 판매 방식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비교적 선착순, VIP 판매보다 ‘공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선착순 판매의 경우 대부분 한정판 제품을 다루는 매장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이외 지역 주민은 접근하기 어렵다. VIP 대상 판매 방식도 소비력 격차에 따라 구매가 제한된다는 점에서 소득이 적은 젊은 소비자일수록 불공정하다고 느끼기 쉽다. 반면 래플은 모든 소비자에게 기회를 열어두고 ‘무작위’로 구매자를 뽑는 만큼 비교적 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새벽부터 매장 앞에 진을 치고 줄을 설 필요 없이 래플은 클릭 한 번이면 응모할 수 있다. 이는 더 많은 소비자 유입을 자극함으로써 최대 ‘수십만 대 1’의 경쟁률로 이어진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경쟁률을 인기를 증명하는 척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MZ세대의 ‘인증샷’ 과시욕을 자극하는 것은 덤이다. 인스타그램에 ‘#래플당첨’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온 글은 1000개 이상.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뭐든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희소성과 인기가 있는 것의 인증샷을 올리면서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윤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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