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카카오 계열사 또? 중복 상장에 시끌시끌
시가총액 5조원에 달하는 게임 기업 카카오게임즈를 둘러싸고 증권가가 시끄럽다. 발단은 4월 12일에 시장에 전해진 소식이다. 자회사이자, 게임 ‘오딘’을 만든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이하 라이온하트)’가 상장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뉴스가 뜨자마자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8% 가까이 급락했다. 자회사 상장가 따른 ‘더블 카운팅’ 이슈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더블 카운팅이란, 자회사가 상장하면서 모회사 주식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날 가치 하락을 우려한 기관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주가 급락에 개인 투자자의 분노가 쏟아졌다. 무엇보다 ‘카카오’ 계열사의 상장 시도라는 점에서 불만이 폭주했다. 지주사 격인 카카오에서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쪼개기 상장’은 없다고 못 박았는데,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가 자회사를 상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서다. 투자자들은 “계열사 상장 않겠다더니 계열사 자회사를 상장시키겠다는 뜻이었냐”며 싸늘한 시선을 보낸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둘러싼 쟁점
▷왜 이 시기에? 또 자회사 상장을?
라이온하트의 상장을 둘러싼 쟁점은 두 가지다. 바로 시기와 중복 상장 문제다.
우선 시기와 속도다. 금리 인상으로 게임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시점에 상장을 추진하냐는 의문이다. 또 기업 공개 진행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라이온하트의 상장 준비 속도는 다른 회사에 비해 다소 가파르다. 4월 6일 국내외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를 보낸 라이온하트 측은 같은 달 27일 주관사단 선정까지 완료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골드만삭스, JP모건 4곳을 선정했다. 제안부터 선정까지 한 달 만에 완료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라이온하트가 올해 하반기 상장을 완료하기 위해 관련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내다본다. 하반기에 상장을 마쳐 자금을 확보한 뒤, 회사의 문제로 평가받는 ‘원 게임 리스크’ 해소에 나서는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현재 라이온하트의 주 수입원은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오딘’ 하나뿐이다. 게다가 ‘오딘’ 흥행 동력은 초창기 대비 다소 떨어진 상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오딘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7월 118만명에서 올해 3월 18만명으로 떨어졌다. 회사 성장을 위해서는 후속작이 절실한 상태다. 후속작 개발을 위해 무리해서라도 상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모회사가 자회사와 함께 시장에 나오는 ‘중복 상장’에 대한 지적도 만만찮다.
무엇보다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 계열사라는 점에서 논란이 거세다. 카카오는 최근 몇 년간 핵심 자회사를 연달아 상장시키면서 모회사의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증권가는 물론 정치권마저 잇달아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으로 인한 ‘지주사 할인’을 문제 삼았다. 이에 카카오 컨트롤타워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가 직접 나서 계열사 상장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룹사 격인 카카오가 ‘계열사 중복 상장’을 자제하겠다고 밝혔는데 정작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가 자회사 상장을 시도하자 개인 투자자 불만이 폭발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면 카카오게임즈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실제 과거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기록한 원동력 중 하나가 ‘라이온하트 인수’에 따른 기대감이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를 인수하면 주가 매력은 더 커진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지난해 11월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 인수를 마무리하자 금융투자업계는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리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 규모가 대략 5조원이다. 그런데 라이온하트 목표 시가총액이 5조~6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자회사와 모회사 가치가 비슷하다. 카카오처럼 핵심 자회사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이 들이닥칠 위험이 크다. 카카오게임즈가 오딘 이외 게임 매출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 오딘에 의존하는 매출 비중을 30% 이하로 확 낮추지 않는 이상 가치 하락은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라이온하트 성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카카오게임즈에 투자했다면, (상장 이후) 자금 수급에 불이익이 생길 확률이 높다. 다만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우마무스메 공개, P2E 프로젝트 등 다양한 투자 포인트가 있는 기업이다. 상장 이슈 외에 다른 호재가 있다면 생각만큼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강·약점은
▷‘오딘’은 좋은데…‘원 게임’ 리스크 위험
라이온하트의 강점과 약점은 명확하다. 강점은 압도적인 현금 창출 능력과 개발력이다.
라이온하트는 게임 ‘오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순이익만 2000억원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게임 개발사 중에서는 단연 상위권이다. 개발력도 상당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창업자 김재영 대표는 국내 게임 개발자 중 ‘톱’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14년 ‘블레이드’로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오딘’으로 다시 한 번 상을 받았다. 한 번 정상에 오르기도 힘든 게임업계에서 두 번이나 정상에 오른 개발자다. MMORPG 장르 게임 개발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자로서 능력도 탁월하다. 2010년 액션스퀘어를 설립해 코스닥 상장까지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강점만큼 약점이 뚜렷하다. 가장 큰 약점은 ‘원 게임 리스크’다. 오딘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현재 오딘 이외 다른 작품이 없다. 사실상 기업 매출이 오딘 하나에서 발생한다. 오딘을 뒷받침할 차기작 공개까지 시간도 다소 걸릴 전망이다.
문제는 게임 하나만 성공시킨 채 주식 시장에 입성한 기업 성과가 썩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2012년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대박을 터트리며 2013년 코스닥에 상장한 ‘선데이토즈’가 대표적인 예다. 선데이토즈 주가는 애니팡이 잘나갈 때만 해도 7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애니팡 성공 이후 별다른 차기작을 흥행시키지 못하면서 주가가 서서히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후 애니팡마저 수익을 내지 못하자 주가가 2만원대로 급락했다. 계속된 적자 수렁에 빠진 회사는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며 고난을 겪었다. 2021년 위메이드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현재 회사 이름을 ‘위메이드플레이’로 바꾼 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코스피에 상장한 크래프톤은 성공작이 ‘배틀그라운드’밖에 없어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현재 주가 흐름 역시 좋지 못하다.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50% 넘게 빠진 23만원대에서 맴돌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게임 하나만 잘 만든 뒤 주식 시장에 성급하게 입성했다가 낭패를 본 기업이 적잖다. 리니지급 IP를 갖고 있지 않는 이상은 매출을 책임지는 게임이 적어도 2개 이상은 있어야 한다. 라이온하트 역시 입성 후 차기작을 빠르게 내놓지 못하면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57호 (2022.05.04~2022.05.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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