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마스크 해제 첫날.. "벗고 나왔다 1분 만에 다시 착용했다"
[김종훈 기자]
▲ 실외마스크 해제 첫날. 많은 시민들이 '습관처럼' 마스크를 쓰고 출근했다. |
ⓒ 김종훈 |
"아침에 벗고 나왔는데 1분 만에 다시 착용했다. 나만 벗고 있더라. 역시 쓰니 마음이 편하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서울 마포로 출근하는 50대 직장인 임민호씨는 아침 출근길에 집을 나서며 시원하게 벗었던 마스크를 다시 쓴 사연을 전했다. 실외 마스크 해제 첫 날인 2일 '마스크를 벗은 채 출근하겠다'고 단단히 다짐했지만, 거리를 오가는 대다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것을 보자, 습관처럼 다시 쓰게 되었다고.
▲ 실외마스크 해제 첫날. 많은 시민들이 '습관처럼' 마스크를 쓰고 출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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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4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단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시에는 현재와 같은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외마스크 착용 해제 사유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6주간 확진자 감소세 지속 ▲백신과 자연감염 등으로 면역수준 제고 ▲실내가 실외보다 전파위험도가 18.7배 높다는 연구보고 등을 고려해 조정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이번 실외마스크 해제 조치가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마스크 프리(free)' 선언은 아니"라면서 란 자발적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출근길에 나선 이들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긴 어려웠지만, 실외에선 자신의 의지에 따라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 출퇴근하는 IT업계 개발자 40대 최아무개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래도 약간이라도 벗으니 좋다"면서 "다 쓰고 있어서 눈치가 좀 보이지만 어쨌든 내 의지대로 밖에서는 쓰고 벗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이제는 밖에서 셀카 찍을 때 눈치 안 봐서 좋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에서 정치적 판단으로 마스크를 벗은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확진자 수와 추세 등을 판단해 2년 넘게 코로나19에 대응한 전문가들이 판단해서 결정한 걸 두고 정치적 판단이라 몰아붙이는 게 정치적인 판단으로 보인다"며 "임기를 하루 앞두고 있어도 벗을 상황이면 벗는 게 좋은 일이다. 나는 566일 만에 마스크 벗을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라고 말했다.
▲ 실외마스크 해제 첫날, 경복궁 일대는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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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복궁 일대 오전시간 풍경은 도심 출근시간대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채 셀카를 찍으며 경복궁으로 향하던 20대 청년 김아무개씨는 "마스크 벗는 첫날이라 일부러 친구들과 시간 내서 (경복궁) 한복 입고 왔다"면서 "날도 좋고 다니기 참 좋다. 마스크를 벗으니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광화문 앞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난 외국인 부부도 "오늘 한국 정부가 야외에서 마스크를 처음 벗게 한 날인 걸 알고 궁에 가는 길"이라면서 "매우 즐거운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 일상이 회복된 걸 축하한다"라고 기자에게 웃으며 말했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서울시 공용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이동하던 50대 정성훈씨 역시 "마스크 벗고 (자전거를) 타니 이제야 제대로 타는 것 같다"면서 "얼른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어 일상이 완전히 회복되는 날이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중앙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2일 국내 코로나 신규확진자수는 2만84명을 기록했다. 약 석 달 만의 일로 전주 대비 3만 명 이상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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