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법조계 "선관위 월권..검수완박은 위헌, 국민투표 가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민투표' 구상에 대해 선관위가 "투표 불가"를 선언한 것을 두고, 투표를 주장하는 학계와 법조계 인사의 재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윤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은 "선관위 해석은 월권"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효력이 정지된 상태인 국민투표법에 보완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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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은 헌법 침해… 국민투표 가능" 재반박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28일 긴급성명에서 "검수완박 법안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헌법불합치로 인해 불가하다는 주장은 타당하지도 않고, 선관위가 나설 일도 아니다”라며 "절차적, 실체적 흠결을 최종적으로 따지는 사법부 권한을 가로채는 월권행위로 용납될 수 없다”고 선관위를 비판했다.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낸 신평 변호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검수완박은 사회적 약자 지위를 어렵게 만들어 기본권을 침해하고, 검사의 수사 주체성을 무시하는 등 헌법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헌법 질서를 문란시켰다는 점에서 (국민투표의 요건인) '국가안위에 중요한 정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국민투표법이 효력을 잃어 투표를 못한다"는 선관위 해석에 대해 "하위 법률이 헌법을 무력화 할 수 없다"며 "효력이 상실된 재외국민 선거인명부는 현행 공직선거법 관련 조항을 준용해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는 논리로 반박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국민투표법상 재외국민 명부 작성 관련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는데, 이후 국회가 보완 입법에 나서지 않아 2016년부터 효력이 상실돼 국민투표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대해 신 변호사는 특정 조항이 위헌이라고 법률 전체가 위헌은 아니라는 점, 국회의 입법 미비로 인한 잘못인데 이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인 국민투표 부의권을 무력화 할 수는 없다 등을 내세우고 있다.
장제원 “위원회 정식 안건으로 논의도 않고 얘기하는 건 월권"
윤 당선인 측도 선관위 비판에 직접 나섰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선관위는 합의제 기관이다. 정식으로 중앙선관위에 안건을 상정해 결론 난 것도 아닌데 그렇게 얘기하는 건 월권"이라고 했다. 국민투표 구상에 곧바로 불가 의견을 낸 선관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새 정부 대통령 측과 갈등 양상에 선관위는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선관위 관계자는 "'국민투표 불가' 해석은 검수완박과 무관하게 국민투표법의 현재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며 "법률상으로만 따졌을 때 국회에서 개정이 있기 전까진 국민투표가 어렵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문제가 된 국민투표법 위헌 조항을 개정해 국민투표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민투표 부의는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며 "(국민투표법상) 재외국민에 대한 부분(조항)은 즉각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아직 윤 당선인에게 '국민투표' 관련 보고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 당선인이 공식적으로 국민투표 제안을 하기 전에 여론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국민투표가 실현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국민투표법 개정 없이 투표가 불가한 것과 별개로 준비 시간도 촉박하다. 대통령은 투표 18일 전까지 날짜와 안건을 공고해야 한다. 6월 1일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를 하려면 윤 당선인은 사실상 임기 시작과 동시에 투표 공고를 내야 한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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