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개표방송 보고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했어요"
[김동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명노 광주시의원 예비후보 |
ⓒ 김동규 |
- 정치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학생회장으로 활동했었어요. 이때부터 정치인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것이 어떤 것이든 조금이라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았던 거 같아요. 독거노인생활관리사인 제 어머니는 독거노인분들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세요. 제 아버지는 지역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계시고요.
저는 아버지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는지 배웠어요. 저희 어머니는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계셨던 아버지를 만나 결혼하셨어요. 저는 두 분을 보면서 사회복지사의 길과 정치인의 길을 두고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봤어요.
어머니의 일은 몇몇 사람들에게 정확한 행복을 주는 일이었어요. 아버지의 일은 여러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드는 일이었고요. 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가능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싶은 사람인 거 같아요. 그래서 정치를 시작하게 됐어요."
- 전남대 총학생회 선거 출마를 결심하셨던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대학에 들어간 후에 자연스럽게 학생회 활동을 했어요. 과대도 하고, 학생회 기획국장도 하고 축제 총단장을 맡기도 했어요. 당시 학생회 선배들이 저를 되게 예쁘게 봐줬던 거 같아요. 그래서 자연대 학생회 부회장 당선 시점까지 도움을 줬어요. 그런데 대표가 된 후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편향된 정치 성향을 가진 학생회 측이 자신들의 이념을 추구하기 위해 절차적 정당성마저 무시하고, 전남대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었어요.
그렇게, 기존 학생회 측의 잘못된 주장들을 비판하게 되었고 대판 싸운 후에는 아예 노선을 달리하게 됐어요. 이때 총학생회 선거를 관리할 중앙선관위원장을 선출하는 투표가 있었는데요. 당시 총학생회장이 투표 수를 속이는 사건이 있었어요. 대의원들이 직접 표를 새지 못한다는 맹점을 이용해 투표 결과를 조작한 거예요. 저는 이 사건 때문에 멘땅에 헤딩식으로 선거 출마를 결심했어요.
▲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총학생회장이었던 고 박관현 열사의 묘소에 헌화하고 있는 이명노 전 전남대 총학생회장 |
ⓒ 전남대 총학생회 |
"이후 2018년 선거에 단독 후보로 입후보했어요. 그런데 이미 학생회 자체에 반감을 느끼고 있는 학생들이 많아서, 또다시 선거 무산을 경험했어요. 이후 삼성서비스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해보고, 배낭 하나 들고 인도에 가서 사막 종주도 하고 나름 의미 있게 보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졸업 요건도 채우고 군대도 다녀왔어요. 2020년 하반기에 비대면으로 복학했는데요. 이듬해에 너무 손쉽게 새로운 학생회장이 뽑혔어요.
그런데 신천지 관련 논란, 경품 추첨 논란이 불거져서 또 학생회가 총사퇴 하게 돼요. 보궐선거가 열리게 되었는데, 제가 나름 애착을 가지고 노력했던 곳에 대한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 도전에 나섰고, 당선되었어요.
돌아보면, 3번의 선거 모두 임하는 자세가 달랐던 거 같아요. 처음에는 잘못되었으니까 바꾸자는 마음이었고, 그다음에는 억울하니까 이겨보자는 마음이었어요. 마지막에는 남은 대학생활 동안, 학생들을 위해서 최대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치렀던 마지막 선거가 당선으로 이어졌어요."
-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의미 있는 일들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두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준비한 공약들을 실현할 기회가 열렸던 거 같아요. 39개 공약 중 38개를 지켰어요. 우선 신천지 논란으로 인해 학생회가 신뢰를 잃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유사종교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사종교 근절 프로세스를 만들었어요. 지금, 전남대 신입생들은 입학 직후 저희가 만들어둔 교육 자료를 받아요. 그들의 수법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 뒀어요.
저는 학생들의 살에 닿을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자치 순찰팀 '내일 폴리스'를 꾸려서 학내를 순찰하며 치안 문제들을 해결했어요. 백신이 2030 세대에게 보급되지 않던 시기에는 지자체 자율접종이 생겼다는 보건복지부 지침을 접하고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어요. 이후 이 시장에게 기숙사는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의 집단 거주시설이니까, 방역의 벽을 지키기 위해서 기숙사생들에게 우선적으로 백신 접종을 실시하자고 건의했어요. 이게 받아들여져서, 전남대, 지스트, 광주교대 기숙사생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 이뤄졌어요.
이후 전남도에도 같은 요청을 보냈어요. 전남에서는 아예 도내 16개 대학 기숙사에서 백신 접종을 실시하겠다고 했어요. 이 과정에서 전남대 총학에서 각 대학에게 요청해서 기숙사 인원 등을 추합한 후 광주시와 전남도에 전달하는 일까지 했어요."
- 올해 초 민주당 광주시당 총괄유세단장을 맡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총학생회장 임기를 마치고 광주 대전환특별위원회 3개(그린, 펀, 스마트) 추진단 중 그린 추진단장을 맡게 됐어요. 해양환경을 전공하기도 했고, 나름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성을 지녀서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된 거 같아요. 그러다가 조금 늦게 대선 캠프에 합류했어요. 20대 단독 유세단장이 되었는데요. 아마, 혁신적인 유세를 위해 기회를 주셨던 거 같아요.
▲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 유세를 진행하고 있는 이명노 전 민주당 광주시당 총괄유세단장 |
ⓒ 이명노 |
"저는 지난 대선 개표방송을 밤새 지켜봤어요.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간절한 마음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표가 전부 우리 표가 아닐까 기대했어요. 결국 선대위분들이 다 귀가한 이후에도 집에 갈 수가 없어서, 시당 앞에 있는 작은 호텔에서 술마시면서 울면서 개표방송을 지켜봤어요. 이재명 후보가 패배 인정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까지 지켜봤는데, 계속 울다보니까 눈물이 나는 이유를 고민하게 됐어요.
이번 선거에 참여한 국민들은 분명 본인들의 꿈을 특정 후보에게 투영시켰을 거예요. 저도 그랬던 거 같아요. 제가 바라는 세상을 위해,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지지했어요. 이때 제가 꾸는 꿈을 다른 사람에게 투영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 이름 석자를 걸고 제가 가진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고 싶어졌어요. 이전까지는 정말 선거에 나가야 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요. 3월 10일 날, 개표방송을 보고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됐어요."
- 이번에 당선되신다면 광주 서구에서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으신가요?
"광주 서구 제3선거구는 풍암동과 화정3·4동을 포함하는 지역구예요. 풍암동에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풍암호수가 있어요. 그런데 조금 걷다보면, 장미원 쪽에서 심한 악취를 맡을 수 있어요. 저수지 물이 잘 순환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예요.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풍암호수 수질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요.
풍암동은 재개발로 인해 신도심이 형성되면서 청년들이 유입되고 경제 수준도 높은 지역들이 형성됐어요.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지역과 이루어진 지역의 격차가 상당해요. 도로 정비를 시작으로 기본적인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시는 분들이 계셔요. 저는 복지 혜택의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요. 광주시 집행부를 감시, 견제하는 시의원으로서 소외받는 이들을 늘 유념하면서 의정활동을 하고 싶어요.
순환도로 인근을 보면, 차량들이 합류하면서 도로 폭이 좁아지는 구간이 있어요. 출퇴근 길에 보면 병목현상이 굉장히 심해요. 저는 주민들의 살에 닿는 정치를 하고 싶어요. 얼른 집에 가서 쉬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편안한 퇴근길을 만들어 드리려고 해요.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꼭 막힌 도로를 뚫고 싶어요. 순환도로에서 빠져나오는 길의 폭만 넓혀도 막혀있는 구간이 상당히 줄어들 거예요. 저는 광주 도로 개선을 풍암동, 화정3·4동에서 시작하고 싶어요. 이동하기 편한 동네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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