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제공 안 한다던 독일, 금기 깨고 우크라에 직접 수출
[윤현 기자]
▲ 2004년 10월 6일 게파르트 장갑대공포가 독일 북부 토덴도르프의 군사기지 캠프에서 훈련 중 공중 목표물을 향해 사격하고 있다. |
ⓒ AFP=연합뉴스 |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직접 수출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독일 정부는 2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에 장갑대공포(자주대공포) 수출을 허가했다.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주재로 열린 우크라이나 대응 국방장관 회의에서 이를 발표했다.
전세계 40여 개국이 참여한 이번 '우크라이나 방위자문 그룹'으로 회의엔 한국과 일본도 화상으로 참여했다.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중화기는 독일 군수업체 KMW가 생산한 게파르트 장갑대공포 50대다. 레오파르트 전차대 위에 35mm 포와 레이더가 장착됐으며 대공과 대지공격이 모두 가능하다. 또한 KMW는 장갑유탄포 100대도 수출할 예정이다.
앞서 독일은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면서도 미국·영국 등과 달리 분쟁 지역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워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미루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마침내 금기 깬 독일... "국방정책 대대적 변화"
그러나 전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번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라며 "다른 서방 국가들과 협력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변화를 선언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독일이 마침내 금기를 깼다"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내외의 거세지는 압력에 독일 정부가 국방 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부당한 침공에 맞서 승리하도록 돕고, 앞으로의 위기로부터 우크라이나의 방위를 강화하기 위해 모였다"라며 "우리는 반드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일의 중화기 수출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실질적인 군사 능력을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싸울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기 위한 길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미국의 드론, 노르웨이의 대전차, 덴마크의 대공 미사일 등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서방 국가들의 무기 목록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라며 "이런 변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막고 싶어던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를 공격함으로써 군사력 강화를 막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판단이 틀렸다는 지적이다.
▲ 제임스 히피 영국 국방 차관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 BBC |
제임스 히피 영국 국방부 정무차관도 "우크라이나가 서방 국가들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은 완전히 합법적"이라고 독려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히피 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한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아니다"라며 "세계 각국이 우크라이나와의 양자 관계에 따라 지원한 것이며, 이는 나토의 범위를 넘어선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나토가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여한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의 공격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BBC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무기가 더욱 크고 강력해지고 있다"라면서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는 것과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 사이의 경계가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히피 차관은 러시아의 라브로프 장관이 "핵전쟁 위험이 실제로 존재하고,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제3차 세계대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라고 경고한 것에 대해서도 '허풍'(bluster)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라브로프 장관은 15년 넘게 재임하면서 이런 허풍을 떠는 것이 특기"라면서 "당장 핵전쟁 위험이 임박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누구도 그런 결과를 원하지도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러시아 국방부는 "영국이 우크라이나를 도발해 러시아를 공격하고 있다"라며 "그에 상응하는 반격을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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