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산 "재즈는 소통하는 음악..1~3대 재즈 뮤지션 앙상블 보여드릴 것"

남수현 2022. 4. 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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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 한국재즈협회장은 지난 12일 인터뷰에서 이달 26일 개막하는 '2022 서울재즈페스타'에 대해 "코로나19가 없어지는 시기의 시작을 저희가 열게 되어 감사하다"며 "마음을 열고 노들섬으로 오시면 지쳐있는 시기에 짜릿한 영감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재즈에는 어떤 정해진 틀도 없어요. ‘재즈는 어렵다’, ‘어떠어떠한 사람만 하는 음악이다’ 등의 편견을 던지고 일단 경험하시면, 왜 이렇게 웅산이라는 사람이 재즈에 열을 올리는지 아시게 될 겁니다.”(웃음)

사단법인 한국재즈협회 3대 회장이자 한국의 대표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은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2022 서울재즈페스타’를 앞두고 기대감에 한껏 부푼 모습이었다. 지난해 1월 협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유네스코가 2011년 지정한 ‘세계 재즈의 날’(4월 30일)을 기념하는 전야제 행사를 처음 열었다. 올해는 규모를 키워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6일(26일~5월 1일) 동안 총 100여명에 달하는 국내 재즈 뮤지션들이 총출동하는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서울재즈페스타는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2년 만에 해제한 뒤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대규모 페스티벌이기도 하다. 하루 최대 2000여명의 관객이 노들섬에 모여들 예정이다. 지난 12일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난 웅산은 예매 시작 하루 만에 ‘전석 매진’ 소식을 알리며 “네이버TV·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도 될 예정이니, 대한민국 재즈의 보석 같은 뮤지션들을 직접 보시고 찾아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리는 '2022 서울 재즈 페스타' 포스터. [한국재즈협회 제공]

“한국 음악에 K-재즈도 있어…보석 같은 뮤지션들 봐달라”


웅산은 대규모 재즈 공연을 열게 된 이유에 대해 “‘재즈의 날’은 세계가 인정해준 재즈 뮤지션들의 잔칫날인데, 국내에서는 잔칫상을 못 차려 먹고 있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였다”며 “평화와 사랑, 소통의 의미를 지닌 재즈라는 음악을 더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K-팝만 한국의 음악이 아니라, K-재즈에도 어마어마한 젊은 뮤지션들이 사랑받을 준비가 돼 있다. 그 보석들을 꺼내서 반짝거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게 제 도리라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행사에는 신진 재즈 보컬리스트들의 음악에 전문가의 설명을 곁들인 이색적인 공연부터, 신관웅·김준·최선배 등 1세대 뮤지션들과 2~3세대 뮤지션들이 한 무대에서 앙상블을 맞추는 메인 공연까지 마련돼 있다. 웅산은 재즈에 대해 “종교·연령·성별 등 모든 것을 떠나 무대 위 순간적인 영감을 가지고 민주적으로 소통하는 음악”이라며 “이번 페스타에서도 1~3세대가 음악적으로 함께 소통하며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은 "재즈는 1분 1초 변화하는 자유로운 음악"이라며 "재즈 라이브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재즈가 어렵다는 편견은 순식간에 깨질 것"이라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웅산은 페스티벌이 노들섬에서 열리는 것에도 큰 의미를 뒀다. 40년 넘게 미개발 지역으로 남아있던 노들섬은 서울시 주도로 음악 공연 등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웅산은 “노들섬은 여러해 전에 만들어졌지만, 알려지려던 시점에 코로나19가 터졌다”며 “재즈와 같이 대중적으로 다소 등한시됐던 음악이 노들섬에서 울려 퍼지면 너무 멋지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대한민국 재즈가 시작된 것도 용산구에 있는 미8군에서였다”는 의미도 덧붙이며 “매년 4월 말에는 노들섬이 ‘재즈섬’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이야기했다.

행정 업무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그는 협회장으로서 공연을 준비하는 데에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 협회가 만들어진 이후 ‘아무것도 안 한다’고 원망하는 후배들도 많았는데, 제가 직접 들어와 일해 보니 뮤지션 출신 회장이 처리하기에 어려운 일들이 너무 많더라”며 “노들섬에서 공연하기 위한 서류 작업부터 서울시 관계자들 앞에서의 직접 프레젠테이션 등 챙긴 끝에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고 했을 때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 직원부터 출연 뮤지션들, 스태프들이 한국 재즈를 살리겠다는 마음 하나로 최소한의 비용만 받고 힘을 실어줘서 해낼 수 있었다”며 “물론 축제이기는 하지만, 뮤지션들이 응당 받아야 하는 대가를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한국 재즈계 부흥을 위한 지원을 호소했다.

웅산은 지치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제게 음악은 제2의 수행이자 소명이다. 수행자가 게으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가끔 지칠 때도 음악적으로 해소하려 한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재즈가 몇 명의 소수 아티스트들만 주목받는, 주변부 음악으로 남기에는 “너무 아까운 음악”이라는 웅산은 협회장으로도, 뮤지션 개인으로도 펼치고픈 목표가 많다. 그는 우선 서울재즈페스타의 정례화에 더해 궁극적으로는 세계적인 재즈 음악가들이 매년 다른 나라를 돌며 공연하는 ‘세계 재즈의 날’ 메인 이벤트를 한국에 유치하는 것이 회장으로서 목표라고 했다. 또 “일본에서 활동할 때 중학생 재즈 빅밴드의 실력을 보고 속으로 ‘우리나라는 왜…’ 하는 생각에 너무 속상했다”며 “교육 사업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션’ 웅산으로는 페스티벌을 마무리 지은 뒤, 다음달 중 앨범 녹음에 들어가 하반기에 발매 예정이다. 10월에는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도 이미 잡아뒀다. 코로나19로 무대에 설 일이 없어져 “어떤 날은 꼬박 6시간 동안 집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는 그는 다음 앨범에 대해 “국악을 포함해 제가 연마하고 있는 모든 음악적인 무기들을 활용해 만들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저도 뭐라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 음악, ‘나는 나를 가둬두지 않겠다’가 주된 콘셉트”라며 “‘대박’이거나 한장도 팔리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다”며 웃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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