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K리] ② 'EPL 잔디 보다가 K리그 보니 영..' 이유가 뭐길래

[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매년 K리그는 시즌 시작부터 잔디 문제로 인해 애먹는다. 특히 예년보다 일찍, 더 추운 날씨에 개막한 올해 잔디 상태는 훨씬 심각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잔디 품질 개선을 위해 2년째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삼성물산 측은 전문가가 직접 K리그 23개 구단 잔디 실사에 나서고 있으며, 문제점과 해결책을 모두 파악한 상황이다. 실행에 옮기기만 하면 되는데도 불구하고 팬들의 불만을 잠재우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다. K리그는 스포츠 경기에 적합한 잔디 품종인 켄터키 블루그래스를 쓰고 있다. 한지형 잔디로 봄철에만 생장하며, 고온다습한 기후에 취약하다. 한국의 여름은 굉장히 덥고, 습하기까지 하다. 잔디 품질을 준수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 시설, 장비부터 인력, 재료비까지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유럽 상위 리그의 경우 경기장을 보면 소위 말하는 '녹색 양탄자'가 펼쳐져 있다. 한 눈에 봐도 생기 넘치는 초록빛 잔디 위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이 경기를 한다. 물기를 머금은 잔디 위에서 공이 굴러가는 속도는 빨라지고, 그만큼 경기는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EPL은 잔디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투자를 감행한다. 수십억짜리 장비를 수십대씩 사용해서 잔디의 피로를 풀어주고, 잔디 관리에만 투입되는 인력 역시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은 축구뿐만 아니라 미식축구, 콘서트까지 열리는 곳인데도 최상의 품질이 유지된다. 여러 면의 그라운드가 지하에 숨어 있다가, 용도에 맞춰 교체되는 첨단 기술을 갖췄기 때문이다.
반면 K리그는 투자금이 턱 없이 모자라다. 세계 축구팬들이 열광하는 EPL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니 현실적으로 당연한 상황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투자가 적다는 것이다. 많은 축구 팬들이 유럽 축구를 보고 눈이 굉장히 높아졌다. 구단과 지자체에서 투자하는 것과는 차이가 아주 크다"고 설명했다.
첨단 시스템은 고사하고 생육된 잔디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기본적인 장비, 시설도 부족하다. 고온다습한 여름철 통풍이 열악한 구장에서는 더운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게 대형 송풍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송풍기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구단이 허다하다. 재료비도 아껴야 하는 판국이다. 잔디에 좋은 유기물 비료는 비싸다. 대부분 합성 비료를 사용하고 있다. 영양분을 공급해줄 수 있는 약도 개발이 됐으나, 역시 비싸서 못 쓴다.
게다가 K리그 경기가 가장 많이 열리는 계절은 켄터키 블루그래스가 좋은 품질을 유지하기 힘든 여름이다. 많으면 한 달에 10경기까지 열리곤 한다. 즉, 잔디가 약해지는 시기에 심각한 물리적 피해까지 입는 상황이다. 여기에 공연 등 대관까지 하게 되면 잔디가 받는 스트레스는 극에 치닫는다. 춘추제를 시행하는 K리그는 한 여름에도 축구를 해야 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고온다습한 기후에는 잔디의 품질이 굉장히 낮아진다. 일정에 대한 적절한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K리그 여건상 최선의 솔루션으로 봄철 작업과 배수 작업을 꼽았다. 관계자는 "잔디는 봄철에 생육한다. 봄에 최대한 많은 작업을 해서 잔디 밀도를 빽빽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잔디끼리 서로 버텨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리고 여름 대비도 아주 중요하다. 한국은 여름철에 장마 시기가 온기 때문에 배수가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미리 작업을 해놔야 한다"며 "개막을 3월 말로 미루는 해결책은 최선이 아니다. 정해진 경기수를 채우려다가 여름에 경기수가 늘어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개막을 늦추는 방법보다 경기를 잘 분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풋볼리스트'는 K리그의 이슈에 대한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주간 기획 기사 시리즈 '하드K리'를 마련했다. 더 풍부한 내용은 팟캐스트 '뽈리FM'의 프로그램 '하드케리'를 통해 전한다. 팟빵과 오디오클립을 통해 청취할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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