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5000만원' 빗장 풀린다..시중은행, 잇단 한도 상향
KB국민·하나은행, 규제 이전 회복
우리은행, 내달 4일 최대 3억까지
신한은행도 한도 복원 적극 검토
금리 상승기 대출 확대 우려 시선도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에 따라 ‘대출 빗장’을 걸었던 시중은행들이 빠른 속도로 대출 조건을 완화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한도를 규제 이전 수준으로 속속 복원하고 있다. 꽉 막힌 대출에 답답해하던 대출 소비자는 숨통을 틔게 됐지만 금리 상승기에 가계부채 총량을 확대시켜 은행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은행에 이어 신한·우리은행이 신용대출 한도 증액을 결정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4일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8000만~3억원까지 올린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에 따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낮춘 뒤 약 1년 만의 상향 조정이다.
신한은행 역시 마이너스통장과 일반 신용대출 한도의 복원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5000만원에 묶여 있고, 일반 직장인 신용대출은 1억500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일찌감치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한도를 당국의 규제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1억5000만원으로 조정했다. 하나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지난 1월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증액됐다.
앞서 이들 4대 시중은행은 전세자금대출 조건도 당국의 규제 이전 수준으로 조정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대출에 대해 문을 열어젖힌 셈이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대출 조건을 되돌린 것은 최근 가계대출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과 NH농협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9373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7522억원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이 다시 가계대출 총량 확대로 이어질 것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최근 가계대출 감소가 대부분 신용대출 잔액 감소에 기인했고, 신용대출이 감소한 것은 대출자들이 설 상여금과 연말정산 환급금을 받아 대출금을 갚는 ‘계절적’ 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감소한 가계대출 잔액 1조7522억원 중 67.6%(1조1846억원)가 신용대출 잔액 감소분이었다. 더욱이 금리 인상기의 대출 확대는 채권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하는 환경에서의 가계부채 누증 부담은 은행권 건전성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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