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게 보내는 논공행상 청구서 [정기수 칼럼]

데스크 2022. 3. 25.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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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당선 뒤엔 자리 탐하지 않은 애국 보수우파들 있다
尹, 그의 말한 마디 기다리는 이들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해야
논객, 유튜버, 원로..정권교체만을 위해 밤낮으로 헌신
제2 광우병 대선 불복 맞설 온·오프라인 원군 확보도 긴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다선 의원 출신으로 장관도 지낸 국민의힘 당의 한 정세분석 전문 중진은 대학을 다니다 감옥에 간 운동권 투사였다.


원래 진보좌파 정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던 이 사람이 화제가 되었던 것은, 보수 정당으로 들어온 어느 날 감옥에서 만나 결혼한 부인과 함께 민주화 관련 훈장을 스스로 반납해버린 사건 때문이었다. 그 반납으로 그는 586 운동권 세력의 몰염치와 탐욕을 통렬하게 내부 고발했다. 그리고 그들이 잡고 나라를 거덜 낸 문재인 정권 타도에 앞장섰다.


필자는 그가 지난 6개월여 동안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을 위해, 그리하여 결국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국민의힘 경선 전부터 시종일관, 얼마나 헌신적으로 매일, 불철주야 애써왔는지를 지켜봐 온 증인이다. 그는 뒤늦게 시작한 보수 유튜버들 중의 한 사람으로서 날마다 이른 아침과 늦은 밤 두 차례씩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방송을 하며 지지자들을, 좋은 의미로, 선전 선동했다.


그는 3월 10일 새벽 윤석열의 당선이 확실해졌을 때 국민의힘 당사로 갔다. 그동안 고생한 동료들을 위로하고 기쁨을 함께 하기 위해서였다. 당선자 윤석열이 동이 트기 직전 그곳에 도착,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 연설을 했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당 주요 인사들과 악수했다.


그가 그 사이에 끼어 있었다. 윤석열이 그를 껴안았다. 방송으로 전화로 하루가 멀다 하고 그에게 격려와 조언을 해준 정치 선배에게 표시한 감사의 포옹이었다.


“윤석열만이 정권교체다. 윤석열을 지키는 게 개혁이다.”


그는 자기보다 몇 살 아래인 정치 초짜 윤석열을 그의 정치 입문 초기에 만나보고 그 그릇을 일찌감치 알아봤다. 그래서 그를 옹호하면서 그에게 돌팔매질을 하는 내부 사람들 비판에 나섰다. 그가 광화문에 경선 캠프를 차리자 “아무 직함 없이 나는 오늘부터 출근한다”며 자신이 윤핵관임을 당당하게 공표한 사람이다.


그는 윤석열이 자기를 포옹해준 다음날 방송에서 “나는 받을 걸 다 받았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자리를 탐하지 않았고, 그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캠프 출신으로 헌법학회장을 지낸 한 재야 변호사도 이 전직 의원 못지않게 SNS로 윤석열을 온몸으로 방어해주고 그의 사람됨을 설명하는 역할을 그의 주거지와 서울에서 눈부시게 했던 인물이다. 그는 선거 후일담으로 마스크 일화를 페이스북에 적었다.


윤석열은 회의를 하거나 연설할 때 마스크를 자주 올리는 버릇이 있다. 관찰력이 예리한 그 변호사는 이게 마음에 걸려 그가 고향에서 유세를 했을 때 끈이 더 튼튼한 새 마스크를 준비해서 갔다. 윤석열이 그것을 받자 사용하던 것을 달라고 해서 주머니에 넣었다.


그는 (미래의 대통령이 될) 윤석열이 끼던 마스크를 손에 쥐었으니 이왕이면 사인을 받자는 생각을 했다. 유세 후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부탁했다. 그는 윤석열이 서명한 마스크에 “식구들에게 이것은 우리 집 가보(家寶)라고 했다”라고 쓰기도 했다.


오해하지 마시라. 이 변호사는 대법원장이나 헌법재판소장 후보로 거론되는 평판이 나쁘지 않은 법조인이지만, “나는 윤석열 정부에서 인사청문회 나갈 일은 없다”라고 진작부터 단언했다.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높은 자리는 아예 받을 생각을 안 한다는 다짐이다.


윤석열의 오랜 친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SNS에 “난 이제 자네와 연락을 끊겠네. 5년 후 퇴임하면 그때 보도록 하세”라는 편지 글을 올렸다. 윤석열은 이렇게 사심 없이 도운 친구와 정계, 법조계 선후배들이 있었기에 정권교체 대업을 달성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은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유명 인사들 말고도 그를 엄호하고 지원하느라 집에서, 직장에서, 친구들 모임에서, 지인들 만나는 자리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어가면서 싸운 수많은 애국 보수우파의 열혈 투사들을 말이다. 논객들, 유튜버들, 원로들이 그런 지원군의 리더들이다.


이들 또한 대다수는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라는 건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세상에는 뭘 꼭 바라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다. 대통령 후보를 위해 동분서주한 이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그들은 정직하게, 겸손하게, 용감하게 직무를 잘 수행해서 열화와 같이 보낸 지지의 빛이 바래지 않기만을 원한다.


하지만 이들도 인간이다. 윤석열의 말 한마디를 기다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그것이 그들에겐 대가로 받고자 하는 논공행상(論功行賞)의 전부다. 그러므로 할 수만 있다면, 일일이 감사 메일, 전화 메시지를 보내주도록 하라!


정 바빠서 틈을 낼 수 없다면 비서들을 시켜도 된다. 이것도 나라를 위해 중요한 일이니 만큼 당선자 비서실 공무원의 업무로서 충분하다고 보지만, 국민 세금으로 그런 일 하게 하진 않고 싶다면 부인 김건희가 맡아서 하면 될 일이다.


그걸 받은 사람들은 어느 전직 의원처럼 행복해 하고 어느 변호사처럼 가보로 간직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더 나라와 그를 위한 싸움에 힘을 보태게 되리라. 윤석열 정부 초기에 제2의 광우병 대선 불복 대란이 일어나리라는 예상이나 우려는 전혀 터무니없지는 않은 것이다.


오늘 보내는 이 논공행상 청구서에 답하는 건 그 대전(大戰)을 대비하는 온·오프라인 원군 확보를 위해서도 긴요하다. 그들은 윤석열이 주문(呪文)처럼 외는 ‘국민’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여론 주도자들이다.


그 싸움은 ‘용산 대첩’으로 이미 시작되고 있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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