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짬뽕→피자→육개장..밥에 진심인 윤석열 '식사정치'
꼬리곰탕(14일)→짬뽕(15일)→김치찌개(16일)→피자(17일)→육개장(1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근 행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윤석열식 식사 정치’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 처음 출근한 날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점심 약속과 동선을 공개했다. “국민이 있는 현장 속으로 가는 행보”(김은혜 대변인)라는 게 윤 당선인 측의 설명인데, 정치권에서는 그보다 다양한 함의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남대문 냉면의 추억ㆍ콕 집은 중식당ㆍ원로에 음식 대접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당선 이후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서울 남대문 시장을 찾아 상인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마친 뒤, 식당으로 이동해 한 상인회 회장의 꼬리곰탕에 후추를 뿌려주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3/18/joongang/20220318165956732fsur.jpg)



이어 17일엔 인수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특별위원장, 박주선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과 통의동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찾아 피자ㆍ파스타를 먹었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오찬 내내 샐러드에서 피자까지 원로분들께 직접 음식을 나눠드리며 모시고자 했다”고 풍경을 전했다. 18일엔 이준석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통의동 한식집에서 회동을 했다. 윤 당선인은 육개장, 이 대표는 냉면을 먹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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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ㆍ탈권위ㆍ인화력ㆍ차별화, 1거4득…새 리더십”
윤 당선인이 이처럼 매일 메뉴와 식사 파트너를 바꿔 가며 식사를 갖고 공개하는 것은 ‘윤석열식 소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9월 “혼밥(혼자 밥 먹기)을 하지 않겠다. 밥을 나누는 게 소통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3/18/joongang/20220318170003164tyic.jpg)
이런 식사 철학은 현장 소통 동선으로 이어진다. 윤 당선인이 도보로 식당을 오가는 사이 시민들과의 접촉이 빈번해 지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문 대통령과 오찬이 결렬되고 예정에 없던 번개 오찬을 가진 직후엔 즉석 산책까지 했다. 윤 당선인 측에선 “당선인 신분으로 즉석 산책을 한 건 사실상 처음”이라고 했다.
아울러 “서울대 법대와 검찰총장 출신으로 ‘법과 원칙’을 강조해온 딱딱한 이미지를 희석하고 탈권위ㆍ소탈ㆍ친서민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다”(정연아 이미지테크 대표)는 평가도 나온다. 정 대표는 “윤 당선인은 이미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남다른 미식가의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에, (당선된 뒤에 일부러 쇼를 한다는 의미의)‘쇼통’이란 비판에서도 자유롭다”고도 말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직접 계란말이 하는 모습을 선보였고, “양장피에는 소주, 막걸리에는 식물성 안주, 소맥에는 치킨” 같은 말도 했다.

“갈등을 풀고 ‘자기 사람’을 만드는 데에도 윤석열식 식사 정치가 효과적”(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이란 평가도 나온다. 최 원장은 “역대 많은 대통령도 식사 정치를 했지만, 윤 당선인의 식사는 단순하게 밥만 먹는 이상의 의미가 있어 보인다”며 “직접 김치찌개를 떠주거나 ‘형님’이란 말도 쉽게 하는 모습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윤 당선인은 이준석 대표와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났을 때도 건국대 근처 맥줏집에서 회동하며 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 지점도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청와대 참모진들과 식사 후 커피를 들고 경내를 산책하는 등 탈권위 행보로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이후부턴 ‘혼밥’ 이미지가 있었다. 2018년 문 대통령이 민주당 원로를 초청한 식사 자리에서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대놓고 “혼밥하시우”라고 물은 적도 있다.
최 원장은 “윤 당선인의 행보를 종합하자면, 소통 강화ㆍ탈권위ㆍ인화력ㆍ차별화 등 4가지의 이점이 보인다. 1거4득”이라며 “어릴 때부터 사람 만나 먹고 마시는 걸 좋아하던 윤석열식 특유의 스타일이 새로운 대통령 리더십으로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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