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밥해준단 말 10년 지킨 尹, 국민 약속도 지킬것" [서면 인터뷰]

현일훈 2022. 3.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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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새 정부 임기 동안 자신이 대표로 있는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콘텐츠를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 배우자로서 내조에만 전념하겠다며, 일체의 정치적 의미가 담긴 발언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지난 9일 남편인 윤 당선인의 당선을 전제로 중앙일보에 보낸 서면 인터뷰 답변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선거 중 ‘무속 논란’으로 여권의 공격을 받았던 김 여사는 자신의 종교관에 대해 “현재 특정 종교를 가진 것은 아니며, 여러 종교에서 말씀하는 사랑·관용과 같은 보편적 가치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사춘기 시절과 대학 무렵까지 교회를 열심히 다니며 성경공부를 많이 했다. 이는 서양미술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기획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철학·미학·인문학 등을 공부하게 됐다. 미술은 종교와 연관이 깊은 학문이어서 다양한 종교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지금도 다양한 종교계 인사들과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2021년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편으로서 윤 당선인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는 “늘 바빠도, 제게는 언제나 다정한 사람”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살면서 윤 당선인에게 들었던 가장 감동적인 말로는 ‘평생 집밥 해줄게’라고 한 걸 꼽았다. 김 여사는 “연애 할 때, 내가 사업하느라 바빠서 식사를 제대로 못 챙기던 모습을 남편이 안쓰러워했다”며 “결혼할 때 ‘평생 밥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지키고 있다. 국민과 한 약속은 더 잘 지킬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11일은 두 사람의 결혼 10주년이기도 하다. 둘은 2012년 3월 11일 부부의 연을 맺었다. 부부 사이에 자녀는 없다.

1972년생으로, 올해 50세인 김 여사는 2007년부터 해외 유명 미술품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콘텐츠 대표를 맡고 있다. 따로 사업체를 가진 대통령 배우자는 그가 처음이다. 김 여사는 ‘어떤 대통령 배우자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해외에는 대통령의 배우자가 직업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정치적 메시지를 갖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저는 당선인이 국정에만 전념하시도록 내조하겠다”고 답했다. 특정 기업의 행사 후원 문제나 자신의 정치적 발언 등을 둘러싸고 발생할지 모르는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익명을 원한 김 여사 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답변은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를 ‘윤석열 정부’ 임기 내내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지 않겠다는 취지”라며 “정치적 메시지를 안 내겠다는 것 역시 영부인으로서 적극적인 대외활동보다는 당장 소외 계층을 중심으로 조용한 내조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영부인을 지원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 폐지 등을 공약했다. 이와 관련, 이날 김 여사는 일부 언론에 “영부인이라는 호칭보다는 대통령 배우자라는 표현이 좋다고 생각하며 그 역할은 시대와 사회상에 부합하는 국민 요구에 따른 것으로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3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0대 대선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각종 의혹으로 구설에 오른 탓에 대선 무대에 등판하지 않았던 김 여사가 선거 유세 기간 중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의 배우자로 구성된 모임 ‘동행의힘’ 측에 손편지를 전달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모임을 주도하는 양금희 의원이 후보 비서실을 통해 손편지를 전달받아, 이미지 파일로 포럼 회원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포럼 회원들을 ‘선배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정치인의 아내로 산다는 것은 희생이 필요하다. 존경하는 마음을 보내드린다. 저도 잘 따라 배워가겠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김 여사의 편지를 전달받은 한 인사는 “정갈한 글씨체의 편지였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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