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465만원 올린 샤넬백 또 인상..고객들, 불만 속 '오픈런'

유지연 2022. 3. 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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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이 올해 들어 두 번째 가격 인상을 3일 단행했다. 샤넬의 대표 상품인 클래식 플랩백과 보이 샤넬 플랩백, 2.55백, 클래식 체인 지갑 등이 약 5% 정도로 인상됐다. 샤넬코리아 측은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제작비·원재료 변화와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하여 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정한다”며 “가격 조정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며 샤넬이 운영되는 모든 시장의 현저한 가격 차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3일 샤넬이 클래식 백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을 5% 인상했다. [사진 샤넬 홈페이지]

클래식 백, 4개월 만에 또 인상


3일 인상된 품목은 샤넬 클래식 플랩백과, 2.55백, 지갑, 주얼리, 시계 등이다. 이번 인상으로 클래식 플랩백(미디엄)은 기존 1124만원에서 1180만원으로 4.9% 올랐다. 클래식 스몰 플랩 백은 1052만원에서 1105만원으로 5%, 클래식 라지 플랩백은 1210만원에서 1271만원으로 5% 뛰었다.

또 다른 인기 상품인 보이 샤넬 플랩백은 723만원에서 759만원으로 4.9% 올랐고, 가브리엘 호보 백은 652만원에서 685만원으로 5% 인상됐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인기가 높았던 클래식 체인 지갑(WOC)은 기존 362만원에서 380만원으로 4.9% 올랐다. 가방 외에도 인기 시계인 J12 워치 33MM은 674만원에서 733만원으로 8.7% 뛰었다. 코코 크러쉬 등 주얼리도 일부 품목이 소폭 인상됐다.

3일 샤넬의 클래식백, 보이 백, 2.55백 등 주요 인기 품폭의 가격이 5% 내외로 올랐다. [사진 샤넬 홈페이지]


샤넬은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 10~15%의 높은 인상 폭으로 대부분의 제품 가격을 조정한 바 있다. 지난해 1월과 올해 1월에는 일부 폼목에 한해 가격을 소폭으로 조정했다. 샤넬의 인기 상품이자 예물 백으로 인기가 높은 클래식 백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의 인상이다.


너무 잦은 인상, 샤넬 충성 고객 시험하나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최근 들어 샤넬의 인상 횟수와 인상 폭은 타 브랜드 대비 압도적이다. 이번 인상으로 지난 2019년 11월에는 715만원이었던 클래식 플랩백(미디엄)이 현재 1180만원이 됐다. 무려 465만원, 65%의 엄청난 인상 폭이다. 약 3년 남짓한 기간 동안 클래식 백은 6회나 인상됐다.

패션 업계와 국내외 명품 커뮤니티 등에서 지난주부터 조금씩 샤넬 인상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2월 마지막 주 주말과 3월 1일 휴일에는 샤넬 매장이 평소보다 더 북적였다. 지난 1일 오전 9시쯤 롯데 백화점 잠실점에는 50~60여명이,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80~90명이 매장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고 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새벽 6시에 이미 실내 대기 가능 인원인 50명(팀)이 꽉 차 외부에서 대기해야 했다. 잦은 인상 소식에 소비자 불만이 가중되고 있지만 샤넬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명품관 개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뉴스1


패션 업계는 샤넬의 가파른 가격 인상 행보를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인상률이 가파르다. 2020년 5월에 5~17%, 2021년 7월에 10~15%, 11월에 8~15% 등 적지 않은 폭으로 거의 모든 제품의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클래식 백 기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인상률이 6.5%, 2015년까지 5년간 10%에 그쳤다.

샤넬이 명품 중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의 가격 전략을 따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인 버킨백의 기본 모델은 1500만원대로, 1200만원대인 샤넬의 라지 클래식 백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샤넬이 더 높은 등급의 브랜드로 리 포지셔닝(고객 인식을 다시 자리 잡도록 하는 일)하기 위해 급증하는 수요를 이용하고 있다”며 “가격 인상에 소비자가 저항하지 않아 이런 흐름이 럭셔리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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