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사도광산'세계유산 등재 규탄한 정의용, 러시아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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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협력을 위한 장관급 회의' 참석을 계기로 일본의 한국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시도를 강력 규탄했다.
다만 다른 외교수장들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선 러시아를 한목소리로 규탄한 것과 달리 정 장관은 이 부분에 대해선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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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지은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협력을 위한 장관급 회의’ 참석을 계기로 일본의 한국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시도를 강력 규탄했다.
다만 다른 외교수장들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선 러시아를 한목소리로 규탄한 것과 달리 정 장관은 이 부분에 대해선 침묵했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 장관회의에서 일본의 역사왜곡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신청에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2015년 ‘일본 근대 산업시설’ 후속 조치부터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아줄레 사무총장은 사도 광산 등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일본 근대산업시설’ 후속 조치 이행문제에도 계속 관심을 두고 노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다음 달 1일까지 일본이 제출한 서류가 요구하는 형식을 갖췄는지를 검토하고, 유네스코의 민간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로 넘긴다.
정 장관은 대북 전략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도 촉구했다. 정 장관은 “북핵 문제가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으며 동북아는 물론 인태 지역과 나아가 세계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라며“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러시아 규탄에는 입을 닫았다. 대북 문제를 놓고 러시아의 지지 혹은 중립적 입장이 아쉬운 우리 정부의 외교적인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프랑스, 유럽연합(EU), 일본 등 다른 국가 외교 수장들은 일제히 규탄성명을 냈다.
인도·태평양 장관회의 주재국인 프랑스의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반군이 세운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독립을 승인한 러시아가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EU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러시아는 제재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 등 서방국가를 비롯해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도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만큼 우리 정부도 동참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2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당시 러시아의 추가적 긴장 고조를 억지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한 우리 정부도 미국 측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첨단산업 관련 수출통제를 비롯, 금융제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등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강대국의 약소국에 대한 침범이나 영토를 분할하는 행동에 대해 우리가 그냥 용인해야만 하는 것이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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