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삼겹살에 소주 한잔' 옛말

이광호 2022. 2. 2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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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오르는 게 없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주 가격을 1병당 기존 4000원에서 5000원으로 1000원 올릴 계획이라는 글과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강남역 번화가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영규씨(38)는 "주변 가게의 동향을 살핀 뒤 다음달부터 소주 판매 가격을 500∼1000원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자'는 말이 쉽게 나오질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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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안 오르는 게 없다."

신선·가공식품은 물론 외식 가격까지 일상에서 즐겨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다.

이날부터는 소주 가격도 줄줄이 오른다. 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진로를 시작으로 무학(좋은데이·화이트), 보해양조(잎새주·여수밤바다)도 다음달 출고 가격을 인상한다. 롯데칠성음료(처음처럼)도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업체들은 저마다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항변한다. 소주의 핵심 주원료 주정값이 10년 만에 오르고, 제품마다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병뚜껑 가격과 빈용기보증금 취급수수료까지 인상돼 더이상 견딜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주 출고 가격 인상은 식당, 주점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까지 줄인상 되는 흐름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서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곳곳에서 가격 인상을 준비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주 가격을 1병당 기존 4000원에서 5000원으로 1000원 올릴 계획이라는 글과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강남역 번화가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영규씨(38)는 "주변 가게의 동향을 살핀 뒤 다음달부터 소주 판매 가격을 500∼1000원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주의 짝꿍인 맥주도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 4월부터 주세법 개정안 적용에 따라 맥주에 붙는 세금이 리터당 855.2원으로 지난해보다 20.8원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금 외에도 최근 몇 년 새 보리, 알루미늄 가격 등 원재료비가 크게 올랐다.

소주와 찰떡인 삼겹살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서울 주요 음식점들의 삼겹살(200g) 평균 판매가는 1만6983원으로 나타났다. 즉 식당에서 삼겹살 3∼4인분에 소주를 곁들이면 10만원은 가뿐이 넘긴다는 얘기다. 앞으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자’는 말이 쉽게 나오질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권 말기 정부의 물가 관리 장악력이 떨어진 틈을 타 우후죽순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업체들의 악습은 사라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치른 2017년 장미대선이 그랬고, 18대 대선 직전에도 그랬다.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공백이 생기면 업체들은 여지없이 그 틈을 파고 들었다.

지금은 특수 상황이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에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 여파로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에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까지 넉 달째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생활물가는 한번 오르면 다시 내려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업체들의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나, 서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인상 시기를 늦추는 배려가 필요하다. 정부도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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