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나랏빚에 이자도 눈덩이..결국 '혈세'로 갚아야

세종=손선희 2022. 2.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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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月 국고채 평균 조달금리 '2.31%'..작년 평균(1.79%) 대비 급등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연초부터 국고채 조달금리가 뛰고 있다. 올해 나랏빚이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본격 금리인상기까지 겹쳐 '혈세'로 내야 할 이자도 20조원대로 불어날 전망이다.

20일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국고채 평균 조달금리는 2.31%로, 전월(2.10%)에 비해 한 달새 0.21%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평균 조달금리가 1.79%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기재부는 국고채 조달금리가 오른 배경에 대해 "대내외 통화정책 전환 가속화, 추가경정예산(추경) 국회 논의 경계감 등으로 전년말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 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정책을 총동원했던 세계 주요국이 올해부터는 '재정 정상화'로 기조를 바꿔 긴축에 나선 상황이다. 그런데도 국회에서는 '35조~50조원' 규모의 막대한 추경안 편성을 주장해 그렇잖아도 금리인상 국면에서 요동치고 있는 채권시장을 자극했다.

정부가 국고채 이자를 위해 지출한 이자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6조~18조원 사이를 꾸준히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해 약 19조3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고채 이자를 내기 위해 매년 관련 예산을 다소 여유있게 편성해 왔다. 신규 국채발행금리를 2019년 3.5%, 2020년 2.6%, 2021년 2.4%로 가정해 이에 맞춰 이자예산을 편성했다. 이 기간 동안 실제 평균 조달금리는 2019년 1.68%, 2020년 1.39%, 2021년 1.79%였다. 이자 불지급 사태가 벌어지면 국가신용에 치명적인 만큼, 정부가 조달금리를 보수적으로 산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관련 이자예산은 매년 정부가 편성한 것보다 적게 쓰여 최근 3개년 연속 1조원을 초과하는 불용액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정부가 추계를 보다 정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고, 실제 국고채 이자예산은 매년 국회 심사 당시 '단골 삭감' 항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아직 연초에 불과한데도 평균 조달금리가 2%대 초중반을 나타낸 데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유례없는 '1월 추경'이 편성됐고, 오는 5월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새 국정과제에 맞춰 대규모 2차 추경안을 편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는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지만, 결국 추가 적자국채 발행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는 올해 평균 조달금리를 2.6%로 설정하고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향후 본격 금리인상이 이뤄지고 국채발행물량이 늘어날 경우 채권시장은 더욱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예상한 조달금리 수준을 압박할 정도로 금리가 치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고채 응찰률은 277%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응찰률(283%)보다 다소 하락한 것이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발행물량 대비 '300%' 수준의 응찰률을 매우 안정적으로 보며, 소폭 하락조짐을 보이긴 했으나 아직은 양호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앞으로 여기서 응찰률이 더 떨어지고 변동폭이 클 경우 그만큼 시장에서 국고채 발행물량을 소화하는데 버겁다는 의미여서 경계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만일 정부가 발행한 국고채에 대한 이자를 일정 기간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이는 곧 '국가 부도(디폴트)'를 의미한다. 물론 정부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국채 바이백 등 안정조치를 취하게 되고, 그래도 이자지급이 어려울 경우 재정증권 발행 등을 통해 대응하기 때문에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워낙 대외적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채권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내부 긴장감은 커지는 모습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예산안 총괄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심리, 미국 국채 금리 상승,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은 향후 발행되는 국고채 조달금리를 상승시켜 국고채 이자부담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국가채무 규모 증가와 더불어 최근 금리 상승 추이에 따라 국가채무의 이자부담이 증가될 가능성이 있어 재정정책당국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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