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삼성SDS 홈 IoT 인수하며 부동산 넘어 스마트홈..시너지는 '글쎄'
직방이 삼성SDS로부터 홈 IoT(사물인터넷) 사업 부문을 인수해 화제다. 스타트업이 국내 굴지 대기업의 사업부를 인수, ‘새우가 고래를 삼킨’ 모양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제기된다. 직방의 본업인 부동산 중개 플랫폼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홈 IoT 사업과 본업 간 시너지 효과가 애매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성장 정체 고비 맞은 ‘직방’
▷이용자 수·매출 성장 1%대 ‘정체’
프롭테크 유니콘 스타트업인 직방은 최근 성장 정체라는 고비를 맞고 있다.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직방의 전년 동기 대비 이용자 수(MAU) 증가율은 1.4%에 그쳤다(지난해 1월 286만명→올 1월 290만명). 직방이 인수한 ‘호갱노노(아파트 실거래가 제공 앱)’는 이용자 수 증가율 0.1%에 그쳐 더욱 제자리걸음을 했다.
매출도 지지부진하다. 2015~2018년까지 연평균 50% 넘게 고성장하던 직방 매출은 이후 3년째 400억원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다. 허위 매물을 올린 유료 회원 중개사들을 대거 퇴출하면서 주요 매출처인 광고 수수료 수입이 정체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J커브를 그리며 고성장하는 것이 미덕인 스타트업에 있어 이용자 수와 매출 정체는 매우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강시온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 성장이 둔화될 경우 이익률과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통상 플랫폼 기업은 사업이 성숙 단계에 도달하기 전까지 수익성보다는 매출 성장과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일단 시장 내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할 경우 향후 확보한 점유율을 활용해 확장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방대하기 때문이다”라고 짚었다.
더구나 2019~2020년은 부동산 시장이 버블을 걱정해야 할 만큼 활황인 시기였다. 그럼에도 직방이 고성장을 하지 못한 것은 이용자 기반 확대와 사업 모델 다각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직방은 2019년까지 광고 수수료가 유일한 수익 모델이었다. 공인중개사가 직방에서 매물을 등록하기 위해 구매하는 배너 칸 비용이다. 그러나 광고에만 의존한 수익 모델이 성장 한계에 다다르자 직방을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가상공간에서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는 ‘모바일 모델하우스’ 사업을 2019년 6월 시작했지만, 시행사·건설사의 수요는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6월에는 ‘온택트파트너스’를 시작했다. 부동산 거래가 성사되면 직방의 중개법인 자회사 온택트파트너스와 중개사가 계약서에 공동 날인을 하고, 거래 수수료를 절반씩 나눠 갖는 사업 모델이다. 즉, 광고를 넘어 공인중개사들의 밥그릇인 ‘중개’까지 손을 댄 것이다.
이에 공인중개사 업계는 크게 반발해왔다.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 1월 27일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직방 등 부동산 플랫폼의 중개업 직접 진출 시도를 막기 위한 법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직방의 삼성SDS 홈 IoT 사업부 인수는 이런 배경에서 이뤄졌다.

▶홈 IoT, 신성장동력 될까
▷사실상 제조업…시너지 물음표
홈 IoT 사업은 아파트 벽면에 설치하는 월패드, 디지털 도어락이 주요 제품이다. 삼성SDS가 영위하던 사업 중 유일한 B2C 사업이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 1위로 해외 1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직방의 주거 콘텐츠와 삼성SDS 홈 IoT 하드웨어를 결합해 스마트홈 시장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며 “국내 부동산 거래를 넘어 세계적인 종합 프롭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직방의 본업인 온라인 주택 중개업과 홈 IoT 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는가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물음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삼성SDS의 홈 IoT 사업부는 소프트웨어보다는 월패드, 도어락을 만드는 하드웨어 사업에 가깝다. 주거 관련 빅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방의 홈 IoT 사업 진출은 본업에서 더 이상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인정한 것으로 읽힌다. 그동안 애써 확보한 부동산 중개업에서의 트래픽을 활용하는 그림이 아닌, 또다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직방이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택시기사들의 반발로 좌초된 타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의 홈 IoT 사업이 제조업인 만큼, 향후 직방의 매출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회계사 출신인 안성우 대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익이나 직방과의 시너지 측면에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안성우 대표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의 외형 성장 요구에 못 이겨 서둘러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혹평했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 시장이 불황기에 접어들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가 감소하면 직방의 본업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신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그나마 부동산 시장에서 최근 급성장하는 분야는 ‘집 꾸미기(홈 퍼니싱)’다. 홈 인테리어는 공인중개사 업계도 관심이 높은 분야다. 미국처럼 집을 팔기 전 인테리어를 다시 해서 집값을 높이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부동산 중개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방이 이 분야에서 성과를 낸다면 공인중개사들과 타협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직방은 홈 인테리어 분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인테리어 플랫폼 업계 1위인 ‘오늘의집’의 월간 이용자 수는 455만명으로 직방의 1.5배에 달한다. 아파트 관리 앱 ‘모빌’을 인수했지만 이는 인테리어와는 연관성이 적다.
결국 직방이 그간 인수한 기업들을 연계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는가가 향후 직방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직방은 현재 외형 확장을 위해 활발한 기업 인수와 지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직방의 종속 기업 등에 해당하는 매도가능증권은 2018년부터 매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향후에도 현재와 같은 흐름의 대규모 투자가 지속될 경우, 보유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거나 추가적인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신규 차입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기존·신규 사업 부진에 따라 수익성이 둔화될 경우 부채비율이 증가하거나 현금흐름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강시온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노승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6호 (2022.02.16~2022.02.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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