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믿었던 멤버들이 나를 배신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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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 벤처 창업자로부터 작년에 가장 어려웠던 일에 관해 들었다.
"믿었던 몇명의 팀원들이 동시에 함께 퇴사하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서비스를 흉내 내어 비즈니스를 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렸습니다. 그때 부사장님께서 말씀하신 '성약(弱)설'을 떠올리며 마음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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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 벤처 창업자로부터 작년에 가장 어려웠던 일에 관해 들었다. "믿었던 몇명의 팀원들이 동시에 함께 퇴사하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서비스를 흉내 내어 비즈니스를 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렸습니다. 그때 부사장님께서 말씀하신 '성약(弱)설'을 떠올리며 마음을 잡았습니다."
대략 그 분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창업자는 매우 유쾌하며 구성원들을 사랑하고 베푸는 스타일이었다. 필자가 많은 벤처ceo를 만나면서 발견한 것은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하고 신뢰하고 베푸는 회사의 퇴사율은 분명히 낮고 팀웍이 좋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회사도 여전히 핵심인력이 갑자기 나간다든지, 또는 사업을 들고 나가서 카피한다든지, 경쟁사로 단체로 나간다든지, 믿었던 누군가가 돈을 빼돌린다든지 등의 일이 발생한다. 즉, 대표가 좋은 뜻을 가진다고 해서 이런 사태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두어 번 정도 경험하면 대개 대표들은 '성선설'의 철학을 '성악설'로 바꾼다.
즉, 초기에는 '성선설'에 근거하여 모든 직원은 선하니 덕으로 대하면 다 잘될 것이라 여겨 직원들을 진심으로 잘해준다. '넷플릭스' 책을 탐독하고 직원들과 같이 성공하는 회사를 꿈꾼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두어 번 경험하면 기존의 철학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이에 '성악설'쪽으로 흐른다. 모든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자기의 이익만 추구하고 못 믿을 인간이라 여긴다. 이에 정을 줄 필요가 없고 돈을 기반으로 주고받는 관계로 한정하고 보안을 강화한다. 안타깝게도 선한 의도를 가지고 출발한 창업자들 중 많은 분들이 마음을 바꾼다. 그러면 용병이 모인 것 같은 조직이 되거나 리더들을 키우지 못한다. 그러면 도대체 인간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일본의 경영철학자 이타미 히로유키는 '경영자가 된다는 것' 이라는 책에서 '성약(弱)설'이라는 용어를 쓰며 이런 표현을 하셨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가치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본성은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약'할 뿐이다. 환경에 따라 악해질 수도 선해질 수도 있다. 약하기에 실수도 하고 유혹에도 흔들린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사람은 신뢰하되 일은 신뢰하지 말라. 인격은 신뢰하되 약함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덕'과 '규율' 두 가지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결국,
1) 예외나 예기치 못한 사건들은 발생한다. 살다보면 마음 상하고 배신도 경험하게 된다. 선한 뜻을 가지고 행동을 하면 감소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것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인다. 자신을 탓할 필요가 없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2) 사람이 악해서 그런 다기 보다는 약해서 그런 것이다. 이에 사람 자체에 대한 신뢰를 거둘 필요는 없다. 사람을 신뢰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완벽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에 여전히 신뢰와 감사의 태도를 유지한다.
3) 사람은 신뢰하되 그가 실수하고 예측 못한 행동을 할 수 있음을 가정한다. 이러한 약함으로 인한 이슈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회사의 시스템과 자신의 멘탈을 단단히 한다.
필자는 그 창업자가 이를 통해 더 성장하고 성숙해질 것이라 믿는다.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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