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김만배, 與의원 준다며 2억 가져가"..檢 조사도 안했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민간사업자인 남욱(49) 변호사로부터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 김만배가 ‘A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에게 준다’며 2억원을 가져갔다”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욱 변호사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고, 김만배(57)씨는 화천대유·천화동인 1호 대주주다. 두 명 다 ‘651억원+α’의 배임 및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상태인데, 현 여권 중진인 민주당 A 의원에 대한 2억원 로비 의혹은 공소장 범죄사실에 포함돼 있지 않다.
남욱 “김만배가 ‘B 보좌관에게 2억 전달했다’ 말해”
16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해 11월 남욱 변호사로부터 “2012년 3월 서울 서초동 복집에서 김만배씨, 배모(53·천화동인 7호 실소유주)씨와 식사를 하던 도중 김씨가 배씨로부터 현금 2억원이 담긴 쇼핑백을 가져가며 ‘A 의원에게 주겠다’는 말을 했다”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남 변호사는 또 “이후 김씨가 ‘A 의원의 B 보좌관에게 2억원을 건넸다’는 말을 했다”라고 했다.
2012년은 남욱 변호사 등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집중한 시기로 지목된다. 2012년 중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현 민주당 대선 후보)은 대장동 개발사업을 공영 방식에서 민·관 합동 방식으로 방향을 틀며 남 변호사 등이 사업에 참여할 길을 열어줬다.
검찰은 내부 고발자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제공한 녹취파일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파악했다. 2012년 9월 27일자 녹취에서 남욱 변호사는 정 회계사에게 “B 보좌관. 돈 갖고 간 사람. 우리 돈 갖고 간 놈이 그놈이다. 돈 직접 받아서 전달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남 변호사는 또 “B 보좌관이 만배형하고 친해요. 만배형한테 꼬랑지에요. 와 하면 오고, 가 하면 가고 그래요”라고도 했다.
A의원 “사실 아냐…B보좌관, 이재명과 사이 나빠 로비 받겠나”
그러나 A 의원과 B 보좌관은 “김만배씨로부터 금품 로비를 받은 적 없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A 의원 측 한 관계자는 “B 보좌관은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 시절 검사 사칭 사건에서 이 후보를 고발한 당사자”라며 “이런 악연이 있는 사람에게 왜 로비를 하겠나”라고 말했다. A 의원 측은 고발 등 법적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만배씨의 한 변호인은 “로비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김씨는 이미 오래 전에 이 내용에 관해 조사를 받았고 무혐의 종결된 걸로 알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남욱 변호사가 “A 의원과 같은 당에서 활동한 C 전 의원의 요구로 한 종교단체에 1억원을 냈다”라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C 전 의원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다”라고 밝혔다.
檢, 진술 덮고 B보좌관 등 의혹 당사자 수개월째 조사도 안해
검찰은 이 같은 여당 인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 정황을 확보하고도 수개월 동안 B 보좌관 등 의혹 당사자에 대한 소환 조사도 벌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 변호사 진술이나 정영학 녹취록보다 뇌물 공여자로 의심받는 김씨의 부인에 더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수사팀에선 실제 금품이 전달됐다고 하더라도 불법 정치자금 공소시효(7년)가 지나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그러나 "앞서 대장동 민영개발 로비 사건 때 야당 의원 동생은 뇌물 혐의로 유죄를 받았다"며 "특가법 뇌물수수 혐의는 공소시효가 10년"이라고 지적했다. 신영수 전 한나라당 의원의 친동생이 대장동 개발업자로부터 쇼핑백에 2억원을 받고 1억 5000만원을 돌려준 혐의(제3자 뇌물취득)로 2015년 구속된 뒤 이듬해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은 걸 두고서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에서 수사 과정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객관적 자료 등을 토대로 확인하거나 확인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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