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총드는데 우크라 고위층은 전세기 탈출

황인호 2022. 2. 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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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 예상일로 지목된 16일을 코 앞에 둔 지난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사는 교민 A씨는 "피부로 느끼는 분위기는 평소와 전혀 다르지 않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A씨는 정부의 철수 권고에 귀국을 하루 앞두고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A씨 주변 지인도 "러시아가 설사 침공한다고 해도 초반 기선은 잡겠지만, 넓은 영토에 그 군사로는 어림없다. 왜냐면 전 국민이 저항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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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기·혼란은 없지만 "싸우겠다" 의지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기 위해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UPI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 예상일로 지목된 16일을 코 앞에 둔 지난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사는 교민 A씨는 “피부로 느끼는 분위기는 평소와 전혀 다르지 않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A씨는 정부의 철수 권고에 귀국을 하루 앞두고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시내 슈퍼가 바로미터인데 사재기 현상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교통이나 시장, 쇼핑몰 등 모든 게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현지인들은 전쟁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지금 상황에서 전쟁을 일으킨다면 푸틴은 바보”라고 조롱하면서도 “푸틴 스스로 전범이 되려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공존한다고 한다.

키예프에 거주하는 소설가 안드레이 쿠르코프도 AFP와의 인터뷰에서 “정신병도, 공황도 없다”며 “그저 모두가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A씨와 비슷한 얘기를 했다. ‘펭귄의 우울’ ‘펭귄의 실종’ 등의 소설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그는 “오늘날 사람들은 전쟁이 있다는 사실에 익숙하다”며 “우크라이나에 이어진 수년간의 혼란이 국민들을 단단하게 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래도 현지에선 막상 전쟁이 벌어질 경우 “피할 수 없다면 싸우겠다”는 목소리가 높다. A씨 주변 지인도 “러시아가 설사 침공한다고 해도 초반 기선은 잡겠지만, 넓은 영토에 그 군사로는 어림없다. 왜냐면 전 국민이 저항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한다. 실제 영국 ITV뉴스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직접 총을 들고 민방위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고령의 79세 할머니도 민간 전투 프로그램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때 러시아에 맞서 ‘저항의 상징’으로 불렸던 아셔 조셉 체르카스키는 민방위 전투 훈련을 독려 중이다. 그는 “러시아 군대가 국경 근처에 모이는 동안, 정치인들이 외교적으로 전쟁을 막으려고 하는 동안 우리 아이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민방위 전투 훈련에 참여하자”고 강조했다.

총을 드는 국민과 달리 일부 정치인과 기업가들은 탈출 러시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언론 우크라인스카야 프라브다는 13일 정치인과 기업인들을 태우고 키예프에서 출발한 전세기가 최소 20대에 달했다고 전했다. 여기엔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정당 ‘인생을위한야권연단’의 부대표 이고어 아브라모비치도 포함됐다. 그는 전세기를 빌려 당원과 그 가족 50여명을 태우고 오스트리아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강한 어조로 비난하며 탈출했던 정치인과 기업가들을 향해 24시간 내로 귀국할 것을 촉구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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