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선박 설계부터 기술 맞춤 지원.. 중소조선업계 혁신의 구심점

윤일선 2022. 2. 1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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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발전 선도 중소조선연구원
중소조선연구원 관계자들이 통합항해장치에서 선박기관 모사 연동시험을 하고 있다. 중소조선연구원 제공


중소조선연구원은 1997년 부산에서 설립된 후 중소조선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기술혁신을 위한 동반자 역할을 담당하며 조선·해양 분야의 핵심 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중소형상선, 어선, 연안여객선, 레저 선박, 고속정, 특수목적선 등 각종 선박의 설계부터 생산에 필요한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중소조선연구원은 국가정책 제안과 국책연구를 진행하고 시험인증, 애로기술지원, 벤처기업육성 등을 수행하고 있다.

중소조선산업은 해운, 수산, 어업, 레저 등 전방사업과 기계, 전기, 전자, 화학, 섬유 등 후방산업과 연계한 종합조립 산업으로 큰 산업이다. 하지만 인력 및 기술력 등의 열세로 일감 확보가 어렵고, 금융 지원, 정책지원 정보 부족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절반가량의 중소조선사가 폐업하면서 핵심기술과 인력이 유출되고 연구·개발(R&D) 투자 역시 장기간 중단되면서 기술 경쟁력도 약화했다.

특히 원가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R&D 기능이 필요하지만, 국내 중소조선사 10곳 중 3곳 정도만 관련 부서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허 실적만 보더라도 매년 하락세를 기록해 핵심기술과 미래 시장수요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연구원 관계자가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중소조선연구원 제공


이러한 중소조선 산업의 위기를 타개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중소조선연구원은 최근 중소조선 산업계의 오랜 염원이었던 고속예인 수조가 탑재된 중소형 고속선박 설계지원센터를 설립했다. 고속예인 수조는 실제 선박과 동일한 형태로 축소한 모형 선박을 통해 엔진과 프로펠러의 성능을 결정하는 등 선박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필수 핵심설비다.

지금껏 국내에는 고속예인 수조가 없어 회당 수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해외에서 진행해 왔다. 하지만 센터 개소에 따라 고속예인 수조와 고속예인 전차 등의 핵심장비를 통한 기술 개발과 인증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 및 연구기관이 본격적인 신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조선연구원은 올해부터 최첨단 ICT(정보통신기술)와 자동화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생산혁신 지원에 나선다. 아울러 부산 영도구에 구축한 선박ICT장비기술지원센터를 통해 친환경·자율운항·특수선박 기술 사업화와 인증업무 지원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성장하는 해양레저 산업 생태계 기반 마련을 위해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부산시와 함께 마리나 전문인력 양성사업 등도 지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중소조선연구원 청사 전경. 중소조선연구원 제공


중소조선연구원은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다양한 정책 지원을 수행하며 산업 생태계 구조 안정화에도 공헌하고 있다. 최근 국제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수요가 증가하는 등 조선 산업이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인력 부족 사태를 막고자 전문인력 양성사업과 중소조선업계의 인력 미스매칭 해소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연구원은 앞서 2016년 위기 국면을 맞은 대형 조선사가 구조조정을 통해 퇴직한 기술자를 재교육해 중소 조선사 등으로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올해는 생산성과 품질 향상,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한 연구 인프라 구축과 스마트야드 기술 지원에도 박차를 가한다. 국내 중소조선산업의 기술 경쟁력 향상에 필요한 DNA(Data·Network·AI) 기반의 제조혁신(DX) 기술지원 체계를 마련해 중소조선산업의 스마트야드의 보급과 확대 적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선업 밀집 지역의 산·학·연·관과 협력하고 현장의 기술 수요와 특성에 기반한 지원을 펼치고자 서남권 분원(전라남도 영암군)과 경남창원분원(경상남도 창원시)을 운영하며 지역의 핵심 연구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소조선산업 위기 극복과 재도약 적극 지원”
서용석 원장

“조선산업의 핵심 연구기관으로써 산·학·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연구원의 핵심기술과 연구 결과들이 중소조선 산업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서용석(사진) 중소조선연구원 원장은 1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중소조선산업의 기술이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원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조선업계가 공동 활용할 수 있는 고속예인 수조가 없어 해외에서 성능 테스트를 받으면서 비용 부담과 기술 유출의 우려를 겪어야 했다”며 “연구원이 구축한 중소형 고속선박 설계지원센터를 통해 해양레저보트, 고속 페리, 고속함정, 경비정, LNG/LPG 운반선 등 중소형 상선과 특수선박까지 다양한 고속선박 설계기술 개발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소형 조선산업의 핵심 설계기술 개발과 실증테스트, 시험 평가, 분석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중소형 고속선박 설계지원센터를 통해 중소조선업계 지원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소조선산업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해 최근에는 친환경, 스마트 선박 관련 기술개발 지원과 생산기술 및 스마트 야드 전문가 양성까지 지원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혁신성장을 위해 경영·기술·지원 분야의 체계를 세우고 기반을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서 원장은 1994년부터 23년간 삼성중공업에서 조선해양 연구·개발에 진력했고 2016년부터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의 조선해양PD로 활동하며 대형 국책사업을 기획하고 정부의 산업정책을 지원했다. 조선산업 분야에 대한 풍부한 학식과 경험을 보유한 적임자로 평가받으면서 지난해 3월 중소조선연구원장에 선임됐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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