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빅토르 안, 안현수의 여정

고세욱 2022. 2. 7.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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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빙상 쇼트트랙 혼성 계주 경기를 본 팬들은 두 번 씁쓸함을 느껴야 했다.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2006년 토리노올림픽 3관왕, 세계선수권 5연패를 달성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의 가슴에는 더 이상 태극마크는 없다.

그는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란 이름으로 2014 소치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반면 한국 남자대표팀은 사상 첫 노메달의 수모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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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세욱 논설위원


지난 5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빙상 쇼트트랙 혼성 계주 경기를 본 팬들은 두 번 씁쓸함을 느껴야 했다. 한국이 예선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탈락한 것이 첫 번째다. 또 하나는 중국의 금메달이 확정된 뒤 두 손을 번쩍 들고 좋아하는 빅토르 안(안현수) 중국 팀 기술코치의 모습을 본 뒤다.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2006년 토리노올림픽 3관왕, 세계선수권 5연패를 달성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의 가슴에는 더 이상 태극마크는 없다. 대신 러시아 대표 선수에 이어 이제는 중국 팀 코치로 있으면서 대한민국의 발목을 번번이 잡고 있다.

2001년 16세의 나이로 대표팀에 뽑힌 그는 천재성을 발휘하며 세계 쇼트트랙 무대를 평정했다. 최소 3차례 이상 올림픽에 나서 한국을 빛낼 것으로 보였으나 2008년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사라진다. 쇼트트랙 최고 선수의 갑작스러운 부침은 아직까지 논란거리다. 부상, 소속팀 해체와 함께 원인으로 거론되는 게 대표팀 내부 파벌 문제다. 안현수는 이 부분에 대해 아직까지도 언급하기를 꺼리고 있다. 다만 그가 몸담을 당시 대표팀 내 한체대와 비한체대 간 알력이 있었던 건 사실이어서 어느 정도 영향을 준 듯하다. 그는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란 이름으로 2014 소치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반면 한국 남자대표팀은 사상 첫 노메달의 수모를 안았다. 한국빙상연맹의 외면에 대한 그다운 복수였다. 빅토르 안은 2020년 은퇴한 뒤 이번에는 베이징올림픽을 맞아 중국 대표팀 소속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러시아 귀화 당시 안타까움과 연민의 대상이었던 그가 오성홍기를 달자 한국 여론은 싸늘해졌다. 올림픽 개회식에서의 한복 논란에서 보듯 국민들 사이에 고조되는 반중 감정 탓이 커 보인다. 하지만 한국인 피가 흐르는 빅토르 안이 자의반 타의반 한국을 떠났음에도 실력 하나로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점을 너그럽게 봐줘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는 안현수, 빅토르 안, 안셴주(안현수 중국 발음)로 불리며 각국 대표팀을 빛내고 있다. 그가 딛는 여정의 끝이 궁금하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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