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논란' 질문에..항의 않겠다는 황희 "독도 문제와는 달라"

김효경 입력 2022. 2. 5. 15:03 수정 2022. 2. 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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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의 중국 국기 입장에서 한 여성(노란원)이 한복을 입고 있는 모습(왼쪽사진)과, 한복을 입고 개회식을 관람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베이징=김경록 기자, [사진 문체부]


"도쿄올림픽 독도 문제와는 다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불거진 2022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현했다. 황 장관은 중국에 대해 공식 항의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지난해 도쿄올림픽과는 다른 입장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황 장관은 5일 베이징 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를 방문해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개막식 한복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황 장관은 "중국 측에서는 조선족을 소수 민족 중 하나로 봤는데, 조선족 자치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대한민국은 세계문화의 중심지이자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다. 소수 민족으로 자칫 전락될 우려가 있다면 양국 관계에도 도움이 될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4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선 중국 내 56개 민족 대표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그 중에는 조선족을 상징하는 한복을 입은 여성이 포함됐다. 아울러 24회 올림픽을 맞아 24절기를 소개하는 영상에도 한복을 입은 인물들의 영상이 포함됐다. 영상 내용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은 아니나 최근 중국 내에서 한복을 "중국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복 공정'과 맞닿아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늘고 있다. 대만 출신 중국가수 황안(黃安)은 자신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개막식 직후 한국 언론이 왜 우리 한복이 중국 소수민족 의상에 등장하느냐고 보도했다'며 '가우리방쯔(한국인을 비하하는 단어), 왜 그러는지 모르냐'고 표현했다. 황안은 과거 트와이스 대만인 멤버 쯔위가 청천백일기(대만 국기)를 흔든 것을 문제삼았던 인물이다.

5일 기자회견에 나선 황희 장관. 베이징=김경록 기자


황 장관은 "도쿄올림픽 독도 문제에 비해 소극적"이라는 질문에는 "영토 부분과는 다른 것 같다. 흔들릴 수 없는 부분이다. 침략한 국가가 사과하고 배려하고 미안해야 할 상대에게 아픈 지역으로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조직위원회는 성화봉송지도에 작은 점으로 시마네현 위에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를 표기했다.

대한체육회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선수촌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치적 선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올림픽헌장 50조 위반을 들어 철거를 요청했고, 대한체육회는 '경기장 내 욱일기 사용에도 똑같이 적용하겠다'는 약속을 IOC로부터 받았으나 이뤄지진 않았다.

황희 장관은 "기분대로만 이야기할 수는 없다"며 "중국과의 관계에서 여러 가지 국익에 대한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 국민 여론과 정서도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뭘 알리려는 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중요한 이웃 국가인 한국을 생각해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황 장권은 공식적인 항의 의지에 대해선 "그럴 필요성까진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다만 양국에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중국의 체육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내 여론 등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황 장관은 "우리도 당당하고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중국에도 많다. 1억이 넘는 인구가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한국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이 세계 곳곳에 퍼지고 있다. 우리 문화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더 심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황 장관은 한복을 입고 개막식에 참석했다. 그는 "미리 준비를 했다. 오랫동안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복과 김치 논란이 있었다. 영상 중에 상모를 돌리고, 한복을 입는 장면이 있기도 했다. 주무장관으로서 우리 전통의상을 입는 게 마땅한 자세라고 생각해서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자치구 내에서 입는 의상이지만, 한국 의상이지 중국 역사에사 발생한 건 아니다. 한국에도 화교가 있다. 소수민족을 표현하면서 한국과 동일시하는 게 (잘못됐다는 건)이웃한 중국이 더 잘 알지 않나. 한국의 기원이 중국인 것처럼 다른 나라가 오해할 수 있으니 피했으면 좋겠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 다양한 경로에 중국 관계자와 만나면 그런 이야기를 할 것이다.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도 그런 내용을 이야기했다"며 "양국 문화교류 30년을 맞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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