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AI, 이재명은 '플러스 친구'..역대 최고 '디지털 대선'

윤은별 2022. 1. 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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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각종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면서 ‘디지털 대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MZ세대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형식에만 치중해 MZ세대가 원하는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을 50여일 앞둔 1월 말 현재, 유력 대선 후보의 각 캠프는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전(戰)’이 한창이다.

네티즌의 질문에 답변하는 'AI 윤석열' ('윤석열 공약위키' 화면 갈무리)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것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인공지능(AI) 윤석열’이다. 지난해 12월 6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윤석열 후보와 너무 닮아 놀라셨습니까?”라고 말하며 처음 대중 앞에 나선 ‘AI 윤석열’은 등장과 동시에 화제를 모았다. 윤 후보를 단순 모방한 ‘신기한 기술’에 그치지 않고, 네티즌이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고 ‘AI 윤석열’의 답변을 들을 수 있게 함으로써 더욱 눈길을 끌었다.

아예 ‘AI 대변인’을 1호 영입 인재로 선정한 후보도 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다. 김 후보는 지난해 12월 AI 대변인 ‘에이디’를 공개하며 ‘신생 스타트업이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자신의 아바타 ‘윈디’, 이른바 ‘AI 김동연’도 함께 공개했다.

대선 후보의 AI 아바타가 화제가 되자 선거관리위원회는 처음으로 관련 법적 해석을 내놨다. 선관위는 지난 1월 12일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딥페이크(AI 기술을 이용해 실제 인물의 얼굴 등을 합성한 콘텐츠) 영상은 공직선거법상 동영상의 일종으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딥페이크 영상을 이용해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영상이) 딥페이크 영상, ‘AI ○○○’임을 표시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애플리케이션 ‘이재명 플러스’를 내놓으면서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재명 플러스에서는 이 후보 캠프와 직접 소통하고 정책을 제안할 수 있다. 일주일 만에 플랫폼을 통해 2000건 넘는 제안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후보 역시 ‘AI 이재명’ 개발 등을 위해 AI 기업 마인즈랩과 최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콘텐츠를 모은 사이트 '안플릭스' (안플릭스 화면 갈무리)

플랫폼 위에서의 주목 경쟁도 한창이다.

짧은 영상 트렌드를 의미하는 ‘쇼트폼’은 대선 후보 대부분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콘텐츠 유형이다. 유튜브가 제공하는 ‘쇼츠’ 기능이 대표적이다. 쇼츠는 1분 미만 짧은 세로형 동영상 콘텐츠다. 윤석열 후보, 이재명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대부분 후보가 짧고 강렬한 구호를 담은 쇼츠 영상을 계속 올리고 있다. 이 후보가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으로 화제가 됐을 때, 이 후보 측은 ‘이재명은 심는 것’이라는 쇼츠를 올려 11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올리기도 했다.

OTT 플랫폼과 유사한 홍보 콘텐츠도 눈길을 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안플릭스’다. 안플릭스는 안 후보와 관련된 여러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름 그대로 넷플릭스 UI와 유사해, OTT에 익숙한 2030 유권자의 관심을 모았다.

이 밖에 ‘메타버스 선거 운동’도 등장했다. 김동연 후보는 SKT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지난해 12월 새로운물결 창당대회를 열었다.

다만 ‘디지털전’이 MZ세대의 실제 지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플랫폼과 기술을 빌려오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왜 디지털 플랫폼과 기술에 매료돼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전통 미디어가 아닌 디지털 플랫폼, 메타버스 등의 핵심은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체제에 있고, 이 메시지가 MZ세대에게 형식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1월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각 후보의 디지털 선거 전략과 관련, “(20대는) 권위적이거나 전통적인 것이 아닌, 디지털 대륙에서 바라보는 세계관과 부합하는 세계를 원하는 것”이라면서 “(이들이) 원하는 형식에만 너무 치우치면 오히려 본질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윤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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