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 버렸다'..54년만에 지주사 전환

임원식 기자 2022. 1. 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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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임원식 기자]
<앵커>

포스코가 창립 54년 만에 지주회사로 다시 태어나게 됐습니다.

그룹 핵심인 철강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고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오늘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켰는데요.

산업부 임원식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오늘 임시 주총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지주사 전환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전체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이미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해외 투자자문사들까지 지주사 전환에 긍정적이던 만큼 주총 통과가 무난할 거란 예상이었는데요.

의결권 있는 주식수 기준으로 주주 75.6%가 의결권을 행사했고요, 출석 주주의 89.2%가 찬성을 하면서 지주사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포스코는 창립 54년, 민영 기업이 된 지 21년 만에 지주사 체제로 바뀌게 됐는데요.

철강을 비롯한 사업 자회사를 여럿 둔 지주회사로서, 오는 3월 2일 `포스코 홀딩스`로 새로 출범합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재편, ESG 경영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 포스코 홀딩스가 지분 100%를 가진 비상장 자회사로 새롭게 출범하게 된 철강 사업은 `포스코`라는 사명을 그대로 쓰면서 기존의 철강 생산과 판매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앵커>

그런데 포스코가 왜 이 시점에서 지주사 전환을 하게 된 겁니까? 핵심인 철강 사업을 떼어내는 `물적 분할`을 놓고도 말들이 많았을 텐데요.

<기자>

사실 포스코가 지주회사 전환을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과거 여러 차례 지주사 전환을 논의해 왔었는데요.

철강이 그룹의 모태이자 뿌리라고는 하지만 철강에만 의지해선 더 이상 회사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을 거란 판단 때문입니다.

이른바 `철강업 특수`로 불릴 만큼 지금은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어도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는 상황이고요.

또 철강 자체가 탄소배출이 많은, 즉 환경 리스크가 큰 산업이거든요.

지금처럼 철강 사업을 품에 안고서 수소나 배터리 소재 사업 키우고 저탄소·친환경 시대에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본 것으로 분석됩니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최정우 / 포스코 회장 : 앞으로 다가올 미래 경영환경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혁명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저탄소 전환, 철강을 비롯한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근본부터 흔들어 놓고 있으며...]

다만 이번 철강 사업의 물적 분할을 놓고 날 선 시각들이 많았습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 상장처럼 철강 자회사가 제2의 LG에너지솔루션이 되는 것 아니냐, 해서 기존 포스코 주주가치가 떨어져서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쏟아졌는데요.

이러한 여론을 달래려는 듯 일단 포스코는 철강 자회사를 상장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또 자사주 일부를 소각하는가 하면 배당도 1만 원 이상, 배당성향 3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주주 친화책도 내놨습니다.

<앵커>

지주회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는 포스코, 앞으로 어떤 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나요?

<기자>

오직 철강 기업이라는 낡고 오래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인데요.

대표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갈 소재와 수소 분야에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배터리 소재부터 보면 오는 2030년까지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 능력을 68만 톤까지 늘리고요.

리튬과 니켈 생산도 각각 22만 톤, 14만 톤 규모로 늘려서 매출 3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습니다.

수소 사업에선 오는 2050년까지 연간 70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철강 분야에선 철강 생산과 판매 뿐만 아니라 탄소 포집·저장과 수소환원 제철 기술 개발을 통한 저탄소 사업에도 주력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임원식 기자였습니다.
임원식 기자 ry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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