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관 잠근다면? 유럽 재생에너지 전환 앞당길 수도

강창욱 2022. 1. 28.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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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높아지면서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스 공급 중단 시 가뜩이나 에너지 기근에 시달리는 유럽 경제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주요 에너지 공급원인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에 맞서 유럽으로 보내는 자국산 가스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차단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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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에너지 공급원 다변화 등 모색
러, 주요 수출시장 상실 우려도 커
러시아군 장갑차들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남부 로스토프 지역 훈련장에서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아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발트해 상공 치안유지 작전’에 파견된 벨기에 공군 소속 F-16 전투기들이 전날 리투아니아 영공을 비행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높아지면서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스 공급 중단 시 가뜩이나 에너지 기근에 시달리는 유럽 경제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에너지 공급원 다변화, 재생에너지 체제로의 전환 가속 등을 자극해 결과적으로 러시아가 주요 수출시장을 잃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한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군대와 군사장비를 대규모로 배치하는 동안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비슷한 긴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서방 관료들은 모스크바가 최후의 대응을 발표할 경우 어떻게 될지 숙고 중”이라고 전했다. 최후의 대응이란 어느 때보다 에너지가 필요한 한겨울 유럽에 가스와 석유 공급을 끊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주요 에너지 공급원인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에 맞서 유럽으로 보내는 자국산 가스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차단할 수 있다고 본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의 상품부문 책임자 헬리마 크로프트는 “우리(서방)가 그들(러시아)을 자본시장에서 내치려 한다면 그들은 우리가 고통스러워 하는 분야인 에너지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러시아는 가스 수출량을 줄이고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보유한 유럽 가스시설 저장 수준을 최저로 유지하고 있다. 한겨울 유럽의 에너지 불안을 가중시켜 우크라이나 사태에 섣불리 손을 쓰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갈등 시기가 세계적 에너지 공급난의 한복판이라는 점은 유럽의 불안을 더욱 자극하는 요소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석유·가스 공급이 수요 회복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에너지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올겨울 유럽은 가스와 전기요금 급등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다. 비료공장이나 금속제련소 등 에너지 공급이 달리는 일부 공장은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유럽 천연가스 사용량의 약 3분의 1을 공급하는 러시아는 국내 생산량이 줄면서 공급원으로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러시아가 유럽에 수출하는 가스의 3분의 1이 우크라이나를 통과한다.

하지만 가스 수출업자인 러시아 입장에서 유럽은 주요 수익원이라 섣불리 공급 중단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에서 국제에너지문제특사를 지낸 데이비드 골드윈은 “유럽이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은 반면 러시아는 유럽 시장 의존도가 높아 쉽게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이 전적으로 궁지에 몰렸다고 할 만한 상황도 아니다. 아직 연료가 고갈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달 미국 등에서 액체 상태로 유조선에 실려 유럽으로 운송된 천연가스 규모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량을 넘어섰다.

NYT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은) 화석 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앞당길 수도 있다”며 “이는 러시아 경제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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