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1년 만에 '대반전'..에쓰오일은 사상 최대 영업익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2020년 5조원 이상 적자를 냈던 국내 정유업계가 1년 만에 ‘반전’에 성공했다.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정제마진이 회복된 데다 석유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에쓰오일, 영업이익 2조원 돌파
27일 정유 4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겼다. 지난 2011년 영업이익 1조6337억원을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매출은 24조4639억원, 영업이익은 2조3064억원이었다.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재고평가 이익이 오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제품 판매단가가 오르고, 석유제품 수요도 회복세로 돌아선 덕분에 매출은 전년보다 63.2% 늘었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정유 1조277억원, 윤활기유 1조17억원, 석유화학 2770억원이다.
방주환 에쓰오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원유정제·석유화학·윤활기유 설비 가동률이 98~109% 수준이었다”며 “시장 여건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핵심 설비 가동률을 최대 수준으로 유지하고, 창사 이래 최장 기간 무재해 안전 운전을 지속한 결과 호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정유 4사 모두 흑자 전환
석유제품 수출액 증가율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332억3500만 달러(약 40조원)로 전년 대비 54.6% 늘었다. 2011년 64.2%의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정유업계의 이 같은 호실적은 국제유가 상승 덕분이다. 지난해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며 글로벌 석유 수요가 되살아났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국내 정유사들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경우 1년새 배럴당 20달러 이상 올랐다. 유가 상승은 정유사에 호재로 작용한다. 미리 사둔 원유 가치가 상승하며 재고자산 평가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이 회복된 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배럴당 1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정제마진은 지난해 7월 3달러를 넘긴데 이어 한때 8달러대까지 상승했다. 통상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선이다.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의 선전도 정유업계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윤활유의 원료인 윤활기유 매출은 각 정유사의 전체 매출 대비 10~20%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50%대에 이른다.
올해도 정유업계 호실적 전망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지난해 9월 들어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회복했지만 아직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석유 공급량도 아직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며 “주요 산유국의 증산 여력이 부족하고 유럽, 중동 등의 지정학적 불안정성도 우려되고 있어 유가와 정제마진이 더욱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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