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 22패' 페퍼저축은행, '시즌 5승' 목표 가능할까

양형석 2022. 1. 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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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시즌 목표 5승 달성하기 위해 잔여 경기 3승 필요한 막내구단

[양형석 기자]

V리그 여자부는 2021년 9월 신생구단 페퍼저축은행의 창단으로 7구단 체제가 되면서 남자부와 마찬가지로 3-4위 간 승점 차이가 3점 이하일 경우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50%였던 봄 배구 진출 확률이 최소 42.9%에서 최대 57.1%가 된 것이다. 50% 이상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걸려 있는 V리그에서 시즌에 참여하는 모든 팀들이 '최소 봄 배구, 최대 챔프전 우승'을 목표로 내세우는 이유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출발했던 '막내' 페퍼저축은행에게 봄 배구는 아직 먼 이야기다. 2012년 한국 여자배구의 런던올림픽 4강을 이끌었던 백전노장 김형실 감독도 이번 시즌을 앞두고 페퍼저축은행의 목표를 '시즌 5승'이라고 밝혔다. 정규리그가 36경기로 늘어났음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소박한 목표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김형실 감독은 기존구단들에 비해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팀의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했다.

이제 어느덧 4라운드까지 전반기 일정이 끝나고 후반기 1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전반기 24경기에서 17연패를 당하는 우여곡절을 경험하며 2승 22패를 기록했다. 목표로 삼았던 5승까지 아직 절반도 채우지 못한 셈이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8일 IBK기업은행 알토스전에서 홈 첫 승리 및 시즌 첫 3-0 승리를 따낸 페퍼저축은행은 후반기 남은 12경기에서 3승을 추가할 수 있을까.

1라운드 끝나기 전에 감격의 창단 첫 승
 
 실업배구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문슬기 리베로는 페퍼저축은행에 입단하면서 곧바로 팀의 맏언니가 됐다.
ⓒ 한국배구연맹
 
2021년 3월 한국배구연맹에 창단 의향서를 제출해 4월 20일에 창단을 확정한 페퍼저축은행은 5월이 되기도 전에 감독 선임과 코치진 면접, 외국인 선수 선발까지 마치며 일사천리로 창단을 준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GS칼텍스 KIXX와 KGC인삼공사를 이끌었던 이성희 전 감독을 수석코치로, 현역 시절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이경수 코치와 선명여고 코치 출신의 이영수 코치를 선임하며 '드림팀'을 구성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최대어로 거론된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를 1순위로 지명한 페퍼저축은행은 신생구단 혜택으로 주어지는 '보호선수 9명 외 특별지명'에서 5명의 선수를 추가로 영입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출신의 이한비와 인삼공사 출신의 지민경을 제외하면 프로 경력 2년 이내의 젊은 선수들이었다. 김형실 감독과 구단이 팀을 어떤 기조로 만들어 나가려는지 엿볼 수 있는 특별지명이었다.

지난 6월에는 FA자격을 얻었지만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계약합의에 이르지 못한 공격수 하혜진을 영입했고 양산시청에서 활약하던 181cm의 장신세터 구솔을 데려왔다. 9월에는 대구시청에서 활약하던 윙스파이커 박경현을 데려왔고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팀의 미래를 책임질 7명의 유망주를 보강했다. 그중에는 수원시청 출신으로 전체 6순위로 입단하자마자 팀 내 최고참 선수(1992년생)가 된 문슬기 리베로도 있었다.

창단 준비 때문에 8월에 열린 컵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페퍼저축은행은 9월 30일 창단식을 하며 V리그 여자부 7번째 구단의 힘찬 출발을 알렸다. 물론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형실 감독이 내심 주전 세터로 점 찍었던 전체 1순위로 지명한 박사랑 세터가 전국체전 도중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하는 악재도 있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신생구단의 패기로 언니들과 겁 없이 부딪혀 보겠다는 각오로 시즌을 시작했다.

페퍼저축은행은 개막 후 5연패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창단 첫 경기에서 첫 세트를 잡아냈고 11월 5일에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풀세트 접전을 벌이며 선전했다. 그리고 9일 기업은행을 상대로 6경기 만에 드디어 감격적인 창단 첫 승을 따냈다. 물론 당시 기업은행이 팀 안팎으로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페퍼저축은행의 창단 첫 승이 배구팬들의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나온 것은 분명했다.

전반기 17연패 아픔 씻고 후반기 3승 가능?
 
 이현세터는 페퍼저축은행에서 유일하게 '팬투표'로 생애 첫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 한국배구연맹
 
페퍼저축은행이 1라운드가 끝나기 전에 창단 첫 승을 거둘 때만 해도 김형실 감독이 목표로 삼았던 시즌 5승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단순하게 계산해 라운드마다 1승씩만 거둔다 해도 한 5승은 훌쩍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라운드와 3라운드를 지나 4라운드 후반이 된 시점까지도 페처저축은행은 라운드당 1승은커녕 시즌 2승도 따내지 못하고 내리 17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지난 2012-2013 시즌 인삼공사가 기록했던 여자부 역대 최다연패기록(20연패)에 임박하자 페퍼저축은행은 비상이 걸렸다. 김형실 감독은 18일 첫 승 상대였던 기업은행과의 홈경기를 연패탈출을 위한 기회로 판단하고 14일 현대건설전에서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에게 휴식을 줬다. 그리고 기업은행은 마침 15일 경기에서 흥국생명과 풀세트 접전을 벌였고 페퍼저축은행은 18일 이틀 밖에 쉬지 못한 기업은행을 꺾고 지긋지긋한 연패에서 탈출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간신히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지만 페퍼저축은행이 목표로 했던 시즌 5승을 달성하려면 후반기 남은 12경기에서 3승을 더 올려야 한다. 전반기를 통해 나타난 페처저축은행의 전력과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치열해질 기존구단들의 승점경쟁을 고려하면 결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전반기 .083(2승 22패)에 불과했던 승률을 최소 .250(3승 9패)까지 끌어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5라운드까지 봄 배구의 향방이 결정되고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이 큰 의미가 없어진다면 페퍼저축은행의 목표달성 확률은 높아질 수 있다. 봄 배구 진출이 확정된 구단들이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을 대비해 외국인 선수를 비롯한 핵심 자원들에게 휴식을 준다면 페퍼저축은행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즌 막판 순위 결정으로 리그의 열기가 식어 버리는 것은 배구팬들이 바라는 그림은 아니다.

김형실 감독은 지난 21일 홈 첫 승을 거둔 후 지역 방송국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시장에서 검증된 센터자원을 영입해 다음 시즌 중위권을 노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공교롭게도 이번 시즌이 끝나면 리그 최고의 센터 양효진이 FA자격을 얻는다). 막내구단으로 합류해 V리그 여자부의 7번째 바람이 된 페처저축은행은 과연 이번 시즌 목표로 삼았던 시즌 5승을 달성하며 첫 시즌을 의미 있게 마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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