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때 대북제재 주역 골드버그, 새 주한미국대사 유력
지난해 1월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이임한 뒤 1년 넘게 공석이던 주한 미국대사에 필립 골드버그(65) 주콜롬비아 미국대사가 내정됐다고 한다. 골드버그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 초반에 대북제재 전반을 총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한국 정부는 골드버그 대사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 요청을 받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아그레망을 접수한 건 지난해 12월 말께라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정자가 누구인지는) 우리 정부가 발표할 사안이 아니다”며 “현재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가 우리 정부에 통보된 상태라는 점만 확인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도 최근 뉴스레터에서 “백악관의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 발표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아그레망 절차가 완료돼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에 인준 요청을 하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며, 전체회의 표결에서 인준안이 최종 통과돼야 부임할 수 있다. 여기에만 최소 2~3개월이 걸려 한국 대선(3월 9일) 전에 임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새 정부와 호흡을 맞추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직업 외교관 출신인 골드버그는 주필리핀 대사를 거쳐 2019년부터 콜롬비아대사로 근무 중이다. 오바마 1기 행정부 시절인 2009년 6월부터 2010년 6월까지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을 지냈다. 2009년 8월엔 미 대북제재 전담반을 이끌고 방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와 1718호 등 제재의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자리 잡을 무렵 관련 업무를 총괄했던 골드버그의 내정을 두고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연관하는 시각도 있다. 미 행정부가 최근 독자 제재와 안보리 추가 조치 등 제재 이행을 통한 북한 행동의 변화 유도에 정책적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제재 유지는 바이든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 사이에 이견이 노출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외교 소식통은 골드버그가 과거 ‘미국 외교의 해결사’로 불렸던 고(故)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등과 함께 키운 인재라고 말했다. 그가 부임하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 출신인 마크 리퍼트와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 이후 약 7년여 만에 직업 외교관이 다시 주한 미국대사를 맡게 된다. 골드버그는 2018년 대통령 추천과 상원 인준을 거쳐야 오를 수 있는 직업 외교관 최고위직인 ‘경력 대사’가 됐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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