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빨간불? 현대엔지니어링 수요예측 수상한 전조

반진욱 2022. 1. 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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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어 중 하나로 꼽히던 현대엔지니어링을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찮다. 국내 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결과가 예상 기대치에 못 미친 탓이다. 증권가 한쪽에서는 공모가가 하단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월 25~26일 이틀간 국내 기관 대상으로 진행된 현대엔지니어링 수요예측 결과가 전망 대비 다소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약 경쟁률이 26일 오후 3시 기준 130 대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 첫날 경쟁률이 1200 대 1을 넘긴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해외 기관은 물론 국내 기관 사이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흐름이 감지됐다는 전언이다.

수요예측 경쟁률 하락은 곧 공모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기관 수요가 부진할 경우 공모가는 하단으로 결정될 확률이 높다. 증권가 관계자는 “흥행에 성공해 ‘빅딜’로 불리는 종목은 수요예측 때부터 시장에 경쟁률과 관련된 온갖 정보가 흘러나온다. 그러나 현대엔지니어링 관련해서는 풀린 정보가 거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건설 대장주로 주목받던 현대엔지니어링의 흥행이 식은 이유는 2가지다.

우선 구주 매출 비중이 높다. 75%에 달한다. 구주 매출이란 상장 시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기존 대주주의 지분을 파는 것을 뜻한다. 구주 매출 비중이 높으면 공모 자금이 회사 운영에 쓰여 주가 상승에 기여하는 대신 기존 주주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구주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을 선호하지 않는다.

실제 구주 매출 비중이 높았던 공모주들은 주가가 대거 부진했다. 구주 매출 비중이 50%를 차지한 롯데렌탈은 1월 26일 기준 주가가 공모가 대비 44.7% 하락했다. 역시 구주 매출 비중이 30%에 달했던 크래프톤도 주가가 40% 넘게 하락했다.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이후 건설주가 전체적으로 흐름이 부진하다는 점 역시 악재다. 건설 종목 자체가 매력이 떨어진 지금 현대엔지니어링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코스피가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는 등 국내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기관들이 ‘신중론’ 펼치는 이유다.

기관 수요예측 결과는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청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기관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많을수록 상장 첫날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적다. 그만큼 주가가 상승세를 탄다. 반면 기관의 의무 확약 보유량이 낮을수록 상장 당일 풀리는 물량이 많아 주가는 하락할 위험이 있다.

[반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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