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셜록홈즈' 얕잡아 봤다 매력에 빠져버리는 영화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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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 추리 탐정 셜록홈즈> 포스터 |
ⓒ (주)블루라벨픽처스 |
전 세계 누적 판매 부수 800만 부를 돌파한 <천재 추리 탐정 셜록홈즈>는 홍콩 아동도서 분야에서 127회 1위를 차지한 작품이라고 한다. 국내에도 2019년 첫 출간되어 학부모들 사이에서 초등학생 추천도서로 알려진 이 도서를 바탕으로 한 극장 애니메이션이 <극장판 천재 추리 탐정 셜록홈즈>의 정체다. 어린이 도서인 만큼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 속 캐릭터만 가져왔을 뿐 다른 이야기를 선보인다.
작품은 어린이 도서를 바탕으로 한 만큼 인간 대신 동물을 의인화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 점에서 한 애니메이션이 떠오를 것이다.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1984년 TV 애니메이션 <명탐정 홈즈>다. 실제 원작자인 려하 작가는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캐릭터 설정을 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이 참여한 만큼 극장에서 볼 작품을 TV에서 봤다는 평을 받을 만큼 높은 퀄리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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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 추리 탐정 셜록홈즈> 스틸컷 |
ⓒ (주)블루라벨픽처스 |
이 중화권 애니메이션은 작화의 신선함이나 장르적인 흥미로 대중적인 매력을 발산하기에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 다만 스토리의 측면에서는 흡인력이 있다. 핵심적인 플롯의 골격은 명탐정 vs. 대도둑이다. 셜록홈즈 vs. 아르센 뤼팽 때부터 등장했던 이 구조는 두뇌게임을 통한 재미를 유발한다. 이제는 전설이 된 추리만화 <명탐정 코난> 역시 괴도 키드를 등장시키는 등 탐정과 도둑의 대결구도는 추리극의 필살기라 할 수 있다.
극장판에 어울리는 무기를 장착한 작품은 꽤나 깔끔한 기승전결의 구조를 보여준다. 먼저 '기'에서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화이트 스톰이 범인으로 몰리는 상황을 그린다. 이 사건을 통해 화이트 스톰이 지닌 존재감을 설명한다. '승'에서는 셜록 홈즈가 화이트 스톰을 잡았다가 오히려 비판을 듣는 상황을 그린다. 알고 보니 화이트 스톰은 고아원 아이들을 돕는 의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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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 추리 탐정 셜록홈즈> 스틸컷 |
ⓒ (주)블루라벨픽처스 |
어린이 애니메이션에서 다소 유치하게 표현될 수 있는 이 기교를 유려하게 펼친다는 점은 이 작품만이 지닌 스토리텔링의 힘이 있음을 알게 만든다. 때문에 셜록홈즈와 화이트 스톰이 불곰과 대결을 펼치는 '결'은 상당한 몰입을 지니게 만든다. 덧붙여 정체를 숨기고 딸을 만나야 했던 싱글대디 화이트 스톰과 딸 케이티 사이의 서사는 감동을 보여준다. 추리의 매력에 더해 감정적인 흐름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귀여운 캐릭터의 매력으로만 승부할 줄 알았던 이 애니메이션은 자체적인 스토리텔링이 지닌 위력을 보여준다. 무겁게 분위기를 잡지 않으면서도 흡인력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는 점 하나만으로 전 연령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코드를 만들어냈다. 셜록홈즈를 어린이들을 위해 각색하면서 어른들을 위한 미덕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 이 작품이 지닌 장점일 것이다.
여기에 쿠키영상을 통해 마블 못지않은 <천재 추리 탐정 셜록홈즈>의 세계관과 관련된 떡밥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마 셜록홈즈를 아는 이들이라면 그의 천적이 등장하는 이 쿠키영상에 열광할 것이다.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며 극장을 향하는 발걸음을 막아서고 있는 이때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등장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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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준모 기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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