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틈 없는 LG의 철벽 불펜, 올해도 위력 발휘할까
[유준상 기자]
지난해 5강에 진출했던 팀 가운데 타율, OPS가 가장 낮았던 팀은 LG 트윈스다. 리드오프 홍창기의 고군분투만으로는 부족했다.
이를 반대로 표현하자면, 마운드의 힘으로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했다는 이야기다.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제 역할을 잘해줬다.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중심으로 이민호, 임찬규 등 주축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반가웠다.
▲ LG 불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투수들, (왼쪽부터) 정우영-고우석-김대유-이정용 |
ⓒ LG 트윈스 |
선발 투수가 5~6이닝 정도만 던져줘도 불펜 투수들이 알아서 나머지 이닝을 책임졌다. 확실하게 틀이 잡혀 있지 않았던 LG 불펜은 이정용과 정우영, 김대유가 리드를 지킨 채로 고우석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는 시나리오로 많은 승리를 만들었다.
KBO리그서 3번째 시즌을 보낸 정우영은 기록 면에서 이전 두 시즌보다 훨씬 나았다. 70경기 65이닝 7승 3패 27홀드 2세이브 ERA 2.22 피안타율 0.191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6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쳤다.
2020년에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이정용도 전년도보다 만족스러운 수치를 남겼다. 팀 내에서 정우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경기(66경기)를 소화한 이정용은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0년(패스트볼 평균 구속 143.1km)보다 훨씬 빠른 공(2021년 패스트볼 평균 구속 146.8km)을 뿌렸다.
3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린 고우석은 전년도의 부진을 조금이나마 만회했다. 비록 도쿄올림픽서 부침을 겪고 나서 소속팀 복귀 이후에도 흐름이 썩 좋지 않았지만, 9월 이후만 놓고 본다면 24경기 22⅔이닝 2패 7세이브 ERA 1.99로 부진을 털어냈다.
▲ 지난 시즌 이후 NC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LG와 손을 잡은 우완 투수 김진성 |
ⓒ LG 트윈스 |
베테랑 김진성까지 가세... 불펜 더 탄탄해질 LG
결과적으로 LG의 2021시즌 팀 불펜 WAR은 14.67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 두산 베어스(9.97)와 비교해봐도 차이가 크다. LG 구단 역사상 이보다 높은 불펜 WAR을 기록한 적이 없을 만큼 불펜에 한해서는 말 그대로 '역대급' 시즌이었다.
이밖에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승선했던 백승현, 좌완 불펜 투수 최성훈 등 필승조에 비해 눈에 띄진 않았으나 궂은 일을 도맡았던 투수들도 팀의 불펜 전력에 큰 힘을 보탰다. 타격만 받쳐줬어도 단기전에서 마운드의 위력을 충분히 자랑할 수 있었다.
올핸 기존 필승조 투수들과 더불어 NC 다이노스서 필승조 경험을 했던 베테랑 우완 투수 김진성도 LG 불펜에 힘을 보탠다. 지난 시즌 7점대가 넘는 ERA로 2020년보다 부진한 시즌을 보냈고, 마운드 세대교체를 원했던 NC는 김진성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보냈다.
전성기 만큼의 구위는 아니더라도 넓은 잠실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한다면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LG의 생각이다. LG는 "뛰어난 탈삼진 능력과 함께 많은 경험, 노하우를 갖고 있는 김진성이 향후 안정된 경기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불펜진에서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겨울 LG는 많은 플러스 요인을 얻었다. FA, 방출 선수 영입 등 적극적인 행보로 지난해의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그 중심에 서야 하는 철벽 불펜이 2년 연속으로 리그 최고 수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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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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