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변호 목사의 심방탐방] 위험한 곳에 안전을.. 배고픈 이에 밥상을.. 사랑의나눔-16개 군소교단 하나로 뭉쳤다

2022. 1. 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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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각종 예배와 전도, 교회 행사들이 제한되거나 중단되면서 교회 분위기가 침체되고 있다. 이 가운데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사)사랑의나눔과 16개 군소 교단장들이 모여 ‘위기의 전화와 무료식당 100개 운영’을 위해서 힘쓰고 있다. 여의도 (사)사랑의나눔 사무실에서 이사장 서경석 목사와 (사)예장합동총회 총회장 강영준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개혁총연) 총회장 표세철 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위기의 전화와 무료식당’ 운영 방향을 논의 하고 있는 강영준, 서경석, 표세철 목사(왼쪽부터).


‘위기의 전화와 무료식당 100개 운영’에 대한 사업은 20여 년째 나눔운동을 펼쳐온 서경석 목사에 의해서 지난 해부터 시작되었다. 서 목사는 기독교인이 세상에 감동을 줄 수 있어야 전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전남 신안군 증도에서 순교하기까지 다리 밑의 거지와 병자들을 도우면서 전도한 문준경 전도사의 삶을 따르기로 작정하고 ‘위기의 전화와 무료식당’을 운영키로 했다. 이에 강영준 목사가 서 목사의 취지를 듣고 동참했고, 18년 동안 서 목사와 함께 나눔운동에 힘써온 표세철 목사가 앞장서면서 16개 군소 교단장들이 동참하게 되었다.

강 목사는 “서 목사님이 광명지역 (사)사랑의나눔 발대식에서 문준경 전도사님의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 한국교회에 감동을 줄 수 있는 나눔운동이 꼭 필요하다고 하셨다. 여기에 큰 도전과 감동을 받았다. 감동을 줄 수 있는 나눔운동으로 ‘위기의 전화와 무료식당’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들으면서 지금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하였다. 놀라운 것은 우리교회에 가서 성도들에게 앞으로 지역사회에 감동을 주는 나눔운동으로 무료식당을 운영하자고 했더니 성도들이 다 좋아했고 교회를 나갔던 청년이 동참하겠다고 돌아왔다. 또한 우리교단에 속한 교회에 소개했더니 다섯 교회가 신청해서 준비 중이다”고 했다.

개혁총연 표 목사는 “저는 서 목사님이 펼쳐온 나눔운동에 18년 동안 함께해 왔다. 제가 작년 9월에 총회장이 되면서 표어로 눅10:27의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를 내걸었다.

1,300여개 교회 목사님들에게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자고 공포했다. 때마침 사랑의 나눔에서 ‘위기의 전화와 무료식당’ 사업을 펼치고 있어 함께하기로 했다. 교단소속 1,300여개 교회 목사님들에게 연락했는데 감사하게도 중흥교회 엄신형 목사님이 연락 와서 동참하시겠다고 했다. 현재 중흥교회를 포함해서 8개 교회가 준비 중이다. 코로나 때문에 교회에서는 식사를 할 수 없지만, 교회 밖의 식당에서는 얼마든지 식사를 할 수 있기에 무료식당을 운영하면 전도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중흥교회 엄바울 목사는 전화통화에서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해오던 독거어르신 식사대접 사역이 중단되어 고민하며 찾던 중에 무료식당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어 동참하게 되었다. 지금 코로나 상황을 보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위기의 전화는 쉽게 말하면, 강도 만난 이웃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 운동이다. 건강상, 재정적, 법적, 가정상의 이유로 절망적인 위기에 처한 사람이 ‘사랑의나눔 위기의 전화(1588-3891)’로 연락하면 즉각 달려가 위기에서 구출하자는 운동이다. 절망에 빠져 죽음 앞에 서게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과 만날 기회를 주신 것이다. 이때 지역의 목사님이 중간에서 하나님과 만나게 해야 한다. 위기의 전화는 선한 사마리아인을 본받는 일이고 아침마다 누룽지를 구걸해서 죽을 끓여 다리 밑의 병자와 거지들에게 나눠 준 문준경 전도사의 삶을 따르는 행위다. 무료식당은 현재 1호점(화성 반석교회 강명우 목사)을 시작으로, 2호점(안산 순복음샬롬교회 이제순 목사)를 비롯해서 6개가 오픈되어 운영하고 있다. 운영은 지역에서 큰 교회가 재정을 지원하고 작은 교회들이 연합해서 공동으로 운영할 수도 있고, 교회들이 독자적으로도 운영할 수도 있다. 또한 교회 식당을 이용하거나 교회 밖의 상가를 임대해서 운영할 수도 있다”고 했다.

‘위기의 전화’ 첫 번째 사례로는 지난해 12월 30일 사랑의나눔과 16개 군소교단들이 연합해서 손선옥 씨 구출운동본부를 결성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손선옥 씨는 조선족여성 투석환자로서 중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불법체류자가 되었는데, 지난 10년 동안 목동인지교회(조명숙 목사)가 1억 2천만 원을 들여 손선옥 씨의 투석치료비, 수술비, 숙식비, 생활비를 전부 부담해왔다. 지난해 말 손선옥 씨는 “이제 더 이상 목동인지교회에 부담주고 싶지 않다”며 서 목사를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 이에 서 목사는 사랑의나눔에 참여하고 있는 16개 교단과 힘을 모아 ‘손선옥 씨 돕기 운동’을 시작했고, ‘위기의 전화’ 활동까지 본격적으로 함께하기로 뜻을 모았다.

서 목사는 “저는 손선옥 씨가 찾아와 목동인지교회 이야기를 했을 때에 감동을 받았다. 목동인지교회는 상가교회로서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무릅쓰고 손선옥 씨가 투석환자가 되었을 때부터 10년 동안 기도하며 섬겨왔다. ‘위기의 전화’는 지난 20년간의 서울조선족교회 목회경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저는 시민운동가로서 서울조선족교회를 시작했기 때문에 교회가 창립되자 동포들이 도움을 받기 위해 곳곳에서 교회를 찾아왔다. 저는 ‘도움을 청하는 손길을 절대로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목회방침을 20년간 지켜왔다. 20년의 기간 동안 수백, 수천 명의 동포들의 문제를 해결했다. 어려운 제도적 문제는 법무부를 상대로 8차례나 무기한 단식을 했고, 단식할 때마다 전부 해결되었다. 적으면 10일, 많으면 25일간 단식했다. 그리고 동포들의 권익옹호를 위해 출입국 사무소 앞 항의집회, 거리행진, 시민단체와의 공동투쟁 등 수없이 많은 방식으로 힘써왔다. 뿐만 아니라 암환자 등 온갖 병자를 치유하기 위해 병원섭외, 온갖 법적인 문제 해결하기, 억울한 동포를 위한 재판, 국적취득, 불법체류자 합법화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제들을 빠짐없이 해결했다. 목사님들은 자기 주위에 억울한 사람,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사람이 있으면 사랑의나눔 ‘위기의 전화’에 도움을 청하고, 시도본부장과 협의하며 대책을 강구한다. 어려운 사람을 사마리아인처럼 외면하지 않고 철저하게 도우면 교인들로부터 깊은 신임을 받게 되고 교인들이 앞장서서 교회와 목사님을 섬기고 지역사회에 소문나게 된다. 그래서 ‘위기의 전화’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한 사람은 목사님 교회의 충실한 교인이 되고 충성스런 일꾼이 될 수 있다”고 그간 일어난 일을 전했다.

현재 (사)사랑의나눔에 무료식당을 운영하겠다고 신청한 교회는 전국 104곳에 이른다. 이중에서 30여 곳은 마음은 있지만 보증금 때문에 시작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서 목사는 “이 일은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이기에 반드시 한국교회가 연합해서 이루어내야 한다”며 “큰 교회와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이 도와주면 충분히 가능하다. 30여 곳의 보증금이 대략 5억 원 정도 필요하다. 이들에게 3년 동안 보증금을 빌려줄 수 있도록 5억 원 모금운동을 펼치려 한다. 지역에서 몸으로 수고하고 봉사하려는 마음이 있는 목사님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본부가 큰 교회와 기업, 독지가 등 세상을 향해 보증금을 3년 동안만 빌려달라고 호소하려 한다. 무료식당에 대한 의욕을 가진 30여 곳의 교회들은 대부분 작은 교회들이다. 이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섬길 수 있도록 최소한 보증금이라도 빌려줄 수 있도록 배려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근 사랑의나눔은 ‘위기의 전화’와 무료식당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1월 말까지 거리모금과 CMS 정기후원자 모집을 하고 있다. 또한 무료식당 30여 곳의 보증금 마련을 위해 ‘보증금 빌려주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사)사랑의나눔은 서경석 목사가 지난해 5월에 소외계층 지원과 나눔운동을 목적으로 설립하여 현재 반찬나눔과 무료식당 운영, 위기전화, 청소년사업, 푸드뱅크, 노인학교 ,치매예방학교, 약초재배운동, 가출 청소년 돌봄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현재 16개 기독교 교단들과 25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으며, 김삼환 목사, 김정서 목사, 김진홍 목사, 성중경 목사, 송기성 목사, 이광선 목사, 이종윤 목사, 최성규 목사 등이 서 목사 취지에 따라 고문으로 함께하고 있다.

◇서경석 목사는
한국 기독교 최초 목사 7인 중 한명인 서경조 목사가 증조 할아버지이다. 서경조 목사는 한국 최초 교회인 소래교회를 세웠고, 언더우드 선교사와 새문안교회를 세웠다. 또한 서 목사의 집안은 독립운동가 집안이기도 하다. 조부 서병호 장로와 부친 서재현 장로는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받고, 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에 모셔져 있기도 하다. 이런 가문의 영향을 받아 서 목사는 한 평생을 애국운동과 시민운동에 몸담아 왔다. 그리고 서 목사 삶에 빠트릴 수 없는 것이 바로 나눔 사역이었다. 서 목사는 7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의 철학 중 하나인 ‘예수님처럼 살자’를 실천하기 위해 지금도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김변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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