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인삼공사, 후반기 반등 노린다

양형석 2022. 1. 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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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3위 GS에 승점 9점 뒤진 인삼공사, 후반기 도약 필요

[양형석 기자]

지난 23일 2019년 이후 3년 만에 열린 V리그 올스타전은 KGC인삼공사의 '소영선배' 이소영을 위한 무대였다. K스타 소속으로 출전한 이소영은 올스타 본경기에서 서브득점2개와 블로킹 1개를 포함해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6득점을 올리며 MVP에 선정됐다(15득점3세트제로 진행되는 데다가 승부보다 팬서비스에 더 신경을 쓰는 올스타전은 리그 경기와 달리 한 선수가 많은 공격을 시도하지 않는다).

이소영은 1세트와 2세트 사이에 열린 여자부 스파이크 서브퀸 선발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1라운드에서 박정아(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준결승에서 황민경(현대건설 하이패스)를 꺾은 이소영은 결승에서 시속 91km를 기록하며 신인 정윤주(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제치고 스파이크 서브퀸에 선정됐다. 2013년과 2015년에도 올스타전 스파이크 서브퀸에 올랐던 이소영은 통산 3번째 스파이크 서브퀸에 등극했다.

하지만 이소영의 소속팀 인삼공사는 올스타 휴식기에 마냥 편하게 쉴 수가 없다. 인삼공사는 전반기 4라운드가 끝난 현재 3위 GS칼텍스에게 승점9점 차이로 제법 크게 뒤져 있기 때문이다. 남은 5,6라운드에서 승점을 3점 이내로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이번 시즌 여자부 최초의 준플레이오프는 열리지 않는다. 그리고 인삼공사 역시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도 5시즌 연속 봄 배구 진출에 실패라는 아픈 결과를 떠안아야 한다.

마지막 우승 후 9시즌 동안 봄 배구 2회뿐
 
 2007-2008 시즌 윙스파이커로 득점왕에 올랐던 한송이는 지난 시즌 센터 변신 후 처음으로 블로킹 1위에 올랐다.
ⓒ 한국배구연맹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1-2012 시즌, 통산 3번째이자 마지막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인삼공사는 이후 9번의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 무대를 두 번 밖에 밟지 못했다. 같은 기간 챔프전에는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한 반면에 최하위에 머물렀던 시즌은 4회에 달한다. 한마디로 '괴물 외국인 선수' 마델라이네 몬타뇨가 팀을 떠난 후의 인삼공사는 상위권보다 하위권이 더 익숙한 약체였다는 뜻이다.

그나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2013-2014 시즌과 2016-2017 시즌에도 국내 선수보다는 외국인 선수 조이스 고메즈 다 실바와 알레나 버그스마가 팀 공격의 상당 부분을 책임진 바 있다. 실제로 2013-2014 시즌 고메즈는 무려 2186번의 공격을 시도했고 2016-2017 시즌의 알레나 역시 1764회의 많은 공격을 시도했다. 당시 두 선수의 공격 점유율은 각각 54.46%와 42.96%로 팀 내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많았다.

2016-2017 시즌 마지막으로 봄 배구에 진출한 이후 네 시즌 동안 인삼공사의 전력을 보면 외국인 선수의 뒤를 받쳐 줄 토종 공격수의 부재가 심각했다. 2017-2018 시즌에는 센터와 윙스파이커를 오가던 노장 한송이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득점(269점)을 기록했다. 2018-2019시즌과 2019-2020 시즌에는 최은지(GS칼텍스)가 고군분투했지만 혼자의 힘으론 역부족이었다.

물론 인삼공사가 토종 공격수 발굴과 육성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 인삼공사는 2016년 지민경(페퍼저축은행), 2018년 나현수와 이예솔,고의정, 2019년 정호영,2020년 이선우 등 해마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고교 무대를 주름잡던 유망주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나현수와 정호영은 현재 중앙공격수로 변신했고 지민경은 신생구단 특별지명 선수로 이적했으며 고의정과 이예솔, 이선우는 아직 기량이 무르익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스런 부분은 윙스파이커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에는 어느 정도 질서가 잡히고 있다는 점이다. 이영택 감독 부임 후 센터로 돌아간 한송이가 지난 시즌 블로킹 1위에 올랐고 염혜선 세터와 박은진은 2020 도쿄 올림픽 4강멤버가 되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경험을 했다.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무릎부상을 당하며 시즌아웃 됐던 정호영도 수술과 긴 재활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코트로 돌아왔다.

잔여시즌 1라운드 수준의 상승세 필요
 
 1라운드 활약으로 주전으로 자리 잡았던 박혜민은 최근 기복을 보이며 고의정,이선우 등과 교체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최근 두 시즌 동안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발렌티나 디우프(페루자)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도 4위,5위에 머물렀던 인삼공사는 뛰어난 토종 공격수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꼈다. 이에 인삼공사는 FA시장에서 연봉 6억5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투자해 지난 시즌 챔프전 MVP 이소영을 영입했다. 이는 여자부에서 양효진(현대건설, 7억 원) 다음으로 많은 액수로 그만큼 인삼공사가 검증된 토종공격수가 절실히 필요했다는 뜻이다.

이소영이라는 공수를 겸비한 뛰어난 윙스파이커를 영입한 인삼공사는 1라운드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며 만년 하위팀에서 단숨에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강 팀으로 도약했다. 외국인 선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와 이소영이 강력한 쌍포를 형성했고 최은지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혜민 역시 3옵션으로 공수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인삼공사는 2라운드 후반부터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2라운드를 3승3패로 끝낸 인삼공사는 3라운드 중반 염혜선 세터가 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염혜선 대신 주전으로 나선 하효림 세터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빈자리를 잘 메웠지만 풀타임 주전 경험이 없는 하효림 세터에게 매 경기 한결같은 플레이를 바라는 것은 무리였다. 여기에 믿었던 쌍포 옐레나와 이소영마저 기복을 보이면서 인삼공사는 4라운드를 1승5패의 실망스런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인삼공사의 가장 큰 문제는 경기마다 심하게 달라지는 기복이다. 작년 12월 24일 GS칼텍스를 3-1로 꺾고 4일에는 현대건설과 풀세트 접전을 벌이며 선전했던 인삼공사는 7일 흥국생명에게 1-3으로 패한 데 이어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21일에는 IBK기업은행 알토스에게 0-3으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디우프의 원맨팀'이라 불리며 5위에 머물렀던 지난 시즌에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심각한 졸전이었다.

인삼공사가 이번 시즌 5년 만에 봄 배구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남은 12경기에서 3위 GS칼텍스와의 승점 차이를 3점 이하로 좁혀야 한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이번 시즌 0-3 패배가 한 번 밖에 없을 정도로 고른 경기력을 자랑하는 팀이기 때문에 갑작스런 부진은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인삼공사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염혜선 세터 복귀를 전후로 1라운드 가장 좋았을 때의 경기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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