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걱정에 명절도 반갑지 않은 어르신들 "10년 넘게 연탄은행 사랑으로 겨울 지냈지만 올해는 정말 힘들다"

장창일 2022. 1. 2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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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다가오지만 명절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겨울에도 연탄이 부족해 난방 걱정을 해야 하는 이들이다.

배씨는 "설음식 준비도 하고 떠들썩한 명절을 기대할 때인데 하루하루 연탄 구할 걱정에 고민이 깊다"며 "재개발 예정지구라 이웃도 많질 않고 연탄이 떨어지면 정말 추위 속에서 잠을 청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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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비 후원 42%·봉사자 73% 줄어
백사마을 주민들 연탄 구할 걱정에 시름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의 한 연탄 사용 가구 주민이 24일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연탄은행 제공


설 연휴가 다가오지만 명절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겨울에도 연탄이 부족해 난방 걱정을 해야 하는 이들이다. 매일 5~6장의 연탄이 있어야 온기를 유지할 수 있지만 연탄은 늘 부족하다. 연탄 사용 가구가 줄면서 판매하는 가게도 거의 사라졌다. 연탄이 떨어지면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이 연탄 사용 가구에 연탄을 지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3월까지 연탄을 사용하는 전국 8만2000여 가구에 250만장의 연탄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019년도 대비 후원은 42%, 봉사자는 73% 줄었다.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주민인 김점례(78)씨도 당장 사용할 연탄이 부족하다. 김씨는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남은 연탄이 20장이어서 설 전 바닥 날 예정이지만 그다음은 대책이 없다”며 “명절에 급히 어디 도움을 요청할 데도 마땅치 않아 하루라도 빨리 연탄을 빌리러 이웃집에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넘게 연탄은행의 사랑으로 겨울을 지냈지만 올해는 정말 힘들다”면서 “남편과는 일찍 사별하고 자식도 없어 도움을 청할 데가 없어 막막하다”고 전했다.

한동네에 사는 배정옥(74)씨도 난방을 넉넉히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배씨는 “설음식 준비도 하고 떠들썩한 명절을 기대할 때인데 하루하루 연탄 구할 걱정에 고민이 깊다”며 “재개발 예정지구라 이웃도 많질 않고 연탄이 떨어지면 정말 추위 속에서 잠을 청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동네 사람들에게 연탄과 김장김치 등을 전하며 큰 사랑을 나누는 연탄은행 식구들은 정말 좋은 이웃”이라며 “코로나로 어렵지만 여러분이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허기복 대표는 “명절에도 의지할 가족이 없는 어르신들이 보통 방 안에서만 계시는데 연탄이 부족하다 보니 늘 냉기가 도는 곳에서 긴 하루를 보내기 일쑤”라며 “홀로 추운 방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지만 풍족하게 연탄을 드릴 수 없어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3월까지 50만장의 연탄을 더 넣어 드려야 하는데 시간도 부족하고 관심도 떨어지고 있어 마음이 급하다”며 “교회들이 따뜻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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