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홍철이..대구에?" '원클럽맨' 홍정운도 놀란 대구의 우승 의지

조효종 기자 2022. 1. 2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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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운(대구FC).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남해] 조효종 기자= 대구FC에서만 7년 차를 맞이하는 홍정운은 올해 우승을 향한 구단의 의지를 체감하고 있다.


홍정운은 대구 팬들에게 특별한 선수다. 우선 원클럽맨이다. 2016년 프로 무대 데뷔부터 지난 시즌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 기록(현재 105경기)을 넘어서기까지 선수 생활 내내 대구 유니폼만 입었다. 한 팀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면서 2020년에는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실력도 뛰어나다. 지난 시즌 대구는 홍정운의 출장 유무에 따라 성적에 큰 차이를 보였다. 홍정운이 출장한 리그 24경기에서 평균 0.67실점만 기록하며 경기당 승점 1.96점을 획득했다. 반면 홍정운이 없었던 14경기에서는 평균 실점이 2.29실점에 달했고, 경기당 승점은 0.57점에 불과했다.


팬들과 희로애락을 공유한 선수이기도 하다. 대구의 창단 첫 우승이었던 2018년 FA컵 우승 멤버다. 이후 2년 연속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다. 연이어 큰 부상을 겪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팀에 돌아와 다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FA컵 결승전에서 이른 시간 퇴장을 당해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


팀의 우승 도전에 찬물을 끼얹어 낙심했던 홍정운은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다. 팬들이 원한다면 팀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팬들은 변함없이 홍정운을 응원하며 잔류를 요청했고, 결국 홍정운은 대구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2022시즌을 준비하는 홍정운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지난 시즌은 큰 부상에서 무사히 돌아오는 데 의의가 있었다. 새로운 시즌에는 가능한 한 모든 경기에 나서 팀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FA컵 결승전 실수를 만회하고 팬들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생각도 크다.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목표는 우승이다. 마침 구단도 우승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보강이 필요했던 포지션에 K리그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홍철, 오승훈, 이태희를 영입했고, 우승 경험이 풍부한 알렉산더 가마 감독도 선임했다.


대구 터줏대감 홍정운도 놀랄 정도다. 전지훈련지인 남해에서 만난 홍정운은 "솔직히 놀랐다. 홍철 선수가 대구에? 가마 감독님이 대구를? 승훈이 형이나 태희 형도 마찬가지다. 대구에 7년째 있으면서 이렇게 이름 있는 선수들이 많이 영입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올해는 정말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홍정운(대구FC). 서형권 기자

다음은 홍정운 인터뷰 전문


- 연이은 큰 부상 이후 지난 시즌 무사히 복귀에 성공했어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2021시즌을 준비했고, 한 시즌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요?


"2년 동안 큰 부상을 당하면서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다 보니 팀원 전체를 챙기기는 힘들 것 같아 주장직도 내려놨어요. 시즌 끝날 때까지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성공했어요. 많이 뛰면 10경기 정도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돌이켜 보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FA컵을 포함해 30경기(33경기)를 넘게 뛰었더라고요. 마지막에 안 좋은 일이 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성공한 시즌이었다고 생각해요."


- 지난 시즌 홍정운 선수가 라인업에 있을 때와 없을 때 팀 성적 차이가 컸어요.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 건가요?


"저 혼자 낼 수 있는 결과는 아니었어요. 선발 11명, 그리고 벤치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다 같이 이뤄낸 결과에요. 제 역할은 최후방에서 상황을 보면서 계속 이야기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동료들이 옆이나 뒤를 못 볼 때 '조심해라', '돌아서라'와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것 말고 특별한 것은 없어요. 저희 팀에 좋은 센터백들이 많잖아요."


- 그중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선수를 한 명만 꼽아보자면 누가 있을까요?


"스리백은 세 명의 호흡이 다 잘 맞아야 해요. 그래도 굳이 한 명만 꼽자면 (정)태욱이가 있으면 좋은 것 같아요. 키(194cm)가 크고, 힘이 좋기 때문에 저한테 공이 많이 안 오거든요(웃음). 딱히 다른 말이 필요 없는 선수에요."


- 앞에서 직접 언급했듯이 시즌 막판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 FA컵 결승전에서 퇴장을 당했고, 결국 팀은 패배했어요.


"꿈이라고 믿고 싶었어요. 악몽이요. 한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욕을 많이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마음도 많이 아팠고요. 2018년에 FA컵 우승을 하면서 어떤 것들이 따라왔는지 잘 아니까,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 컸는데 시나리오에 없던 장면이 나온 거죠.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 그렇게 시즌을 마치고 FA가 됐어요. 재계약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을 텐데요.


"솔직히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조 사장님(조광래 대표이사)의 영향이 컸어요. 사장님이 없었으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장님이 조금 더 같이 하자고 말씀해 주셔서 떠날 마음을 접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FA컵 일이 있었기 때문에 팬분들께도 죄송한 마음이 있었어요. 팬분들이 나가라고 하셨으면 나갔을 거에요. 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남아달라고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남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 동료 선수들 반응은 어떻던가요?


"팀 동료들뿐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도 '너는 다른 데 가면 안 된다. 무조건 대구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저는 대구에 있을 때 가장 잘할 수 있다고요. 재계약을 맺고 나서도 다들 잘한 선택이라고 하더라고요."


홍정운(대구FC). 서형권 기자

- 재계약을 체결하고 동계 훈련에 합류했어요.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요?


"전지훈련 전부터 운동을 하면서 잘 준비했어요. 현재는 아픈 곳 없이 훈련에 잘 참여하고 있어요."


- 올겨울 대구는 좋은 선수들을 여럿 영입했고, 우승 경험이 많은 감독님도 오셨어요.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생길 것 같아요.


"솔직히 놀랐어요. 홍철 선수가 대구에? 가마 감독님이 대구를? 승훈이 형이나 태희 형도 마찬가지에요. 대구에 7년째 있으면서 이렇게 이름 있는 선수들이 많이 영입된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 기대가 돼요. 올해는 정말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베테랑 선수들이 영입돼서 긍정적인 점들이 있을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제가 나이가 많지 않은 데도 팀에서 5~6번째로 고참이었는데, 지금은 형들이 많아졌어요. 훈련장을 나갔을 때 뭔가 갖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즐겁게 어울리다가도 훈련을 할 때는 확실히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개인적으로는 어린 친구들에게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고, 형들에게도 의지할 수 있어서 좋아요."


- 이적생 모두 경험이 많지만, 대구에 온 것은 처음이에요. 대구 선수로 생활하는 것에 대한 팁이 있나요?


"선배들한테요? 다들 워낙 경험이 많으셔서 드릴 말씀이 없어요. 이미 일주일 넘게 운동도 함께 하고 계셔서 다 아실 거에요. 밥도 맛있고, 숙소 생활도 편하니까 행복하게 축구하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 대구 인스타그램을 보니 새로 온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간식을 쏘던데, 다음 주자로 김진혁 선수를 지목했어요.


"2022시즌에도 (김)진혁이 형이 주장을 하게 되면 진혁이 형이 사야죠. 오피셜이 나오는 순서 대로 사고 있으니까 주장 오피셜이 나오면 주장이 한 번 쏠 차례에요. 그건 커피로는 부족한데 (원하는 메뉴가 있을까요?) 회식은 요즘 시대에 힘드니까 치킨으로 한 번…(웃음). 사실 오늘 제가 사기로 했는데 시기가 미뤄졌어요." (인터뷰 이후 이용래, 홍정운이 간식 릴레이의 다음 주자로 나섰다)


- 2020시즌 주장이었잖아요. 주장을 다시 해볼 생각은 없나요?


"진혁이 형이 주장 역할을 워낙 잘해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요. 작년에 진혁이 형을 보면서 '내가 주장일 때 저렇게 할걸'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진혁이 형이 있으면 진혁이 형이 해야죠."


홍정운(대구FC). 서형권 기자

- 다음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요?


"계속 순위가 올라가고 있는데 3위를 했으니까 다음엔 우승을 해봐야죠. 또 올해가 창단 20주년이기도 하더라고요. 20주년에 우승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목표는요?) 작년에는 부상 복귀 시즌이라 소극적으로 목표를 잡았어요. 올해는 욕심을 조금 내서 빠지지 않고 경기에 나서고 싶어요."


- 대구 팬들께도 한 마디 부탁드려요.


"이 자리를 빌려서 FA컵 결승전 우승을 기대하시고,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구에 남기로 결정한 만큼 올해 팀이 목표한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그날 경기 몫까지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오셔서 응원 부탁드립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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