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증세 사라진 코로나 알약 1호 부부, 공통점 또 있다 [뉴스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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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의 촉: 팍스로비드 첫 복용환자 상태는
코로나19 알약 팍스로비드 처방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실적이 저조하다. 14~20일 처방 환자는 109명이다. 처방 대상 환자가 제한돼 있어서다. 그렇지만 약은 효과가 분명히 있는 듯하다. 팍스로비드 1호 환자는 대전광역시 동구 최모(74)씨다. 18일 통화했을 때 최씨는 "코로나 증세가 이틀만에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지 궁금해 21일 오전 다시 전화했다. 최씨의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첫마디는 "다 괜찮아요."
최씨는 12일 피로·기침·가래와 가끔 가슴이 따끔거리는 증세가 나타나 선별검사소를 찾았고 13일 오전 확진 통보를 받았다. 재택치료를 하다 14일 저녁 팍스로비드를 복용했다. 대전한국병원 이승림 원장이 이 약을 발 빠르게 처방했다. 복용 이틀 만에 증세가 사라졌다고 한다. 21일 오전 대전한국병원에서 체크 전화를 했을 때 체온·산소포화도·맥박이 모두 정상이었다.
Q : 지금 어떠시냐.
A : (18일 통화 후) 괜찮다. 의학적으로 코로나 증세가 사라졌는지는 모르지만 내 몸 상태는 이상 없다. 이런 상태가 죽 이어지고 있다. 무조건 5일 치 약을 다 먹어야 한다고 해서 한 번도 안 거르고 다 먹었다. 19일 오전 마지막 약을 먹었다.
Q : 쓴맛이 난다던데.
A : 약을 먹고 나면 쓴맛이 목구멍에 은근히 느껴지더라. 강한 쓴맛이면 밥맛을 떨어뜨렸을 건데 그렇지 않았다.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다. 부작용이라고 할 정도가 아니었다.
최씨의 아내(70)도 그새 코로나19 확진자가 돼 있었다. 목이 칼칼하고 코가 막히고 피로를 느꼈다. 17일 확진됐고 18일 팍스로비드가 배송돼 먹기 시작했다. 그녀도 이틀 지난 20일 낮에 코로나 증세가 사라졌다. 쓴맛이 살짝 느껴지는 증세도 비슷하다. 최씨는 아내에게 "물을 많이 마셔라"고 권고했다고 한다.
최씨는 "확진 전까지 아내와 같은 방을 쓸 때 내가 감염시킨 것 같다.그때 옮긴 바이러스가 나보다 며칠 늦게 확진된 것 같다"고 말한다. 부부는 오미크론이 아니라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아내는 팍스로비드 복용 후 코로나 증세는 사라졌지만 아주 약한 설사 증세가 있다고 한다(하지만 이승림 원장은 설사가 아니라고 진단했음).
부부의 공통점이 또 있다. 최씨는 그새 몸무게가 1㎏, 아내는 2㎏ 정도 빠졌다. 최씨는 "집에만 있으니 제대로 안 먹어서 그런 것 같다. 아내는 병원에서 굳이 죽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도 죽을 먹어서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70대 환자 미각이상으로 복용 중지
대전한국병원은 최씨 부부외 다른 환자 2명에게도 팍스로비드를 처방했다. 66세 남성 환자는 증상이 호전됐다. 73세 남성은 4회 복용 후 기침은 호전됐지만 "입맛이 내 입맛이 아니다"라며 미각 이상 증세를 호소해 복용을 중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치료제 지침에 따르면 팍스로비드의 부작용으로 미각 변화, 설사, 고혈압, 근육통 등이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1일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 연령을 65세 이상에서 60세 이상으로 넓혔다. 재택치료자,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뿐 아니라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 환자에게도 처방이 가능해진다.
감염병전담요양병원에 치료제를 사전에 공급한다. 병원에서 직접 처방하고 조제할 수 있게 된다. 감염병전담병원 233곳에도 29일까지 치료제를 공급할 예정이다. 담당약국도 280곳에서 460곳으로 늘린다.
한편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18일(현지시각)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 변이에도 똑같은 효능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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