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명 모인 승려대회..'법회냐, 집회냐' 방역 과태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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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에 전국 승려 5000명 모여
2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종교 편향·불교 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 승려대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조계종 추산 5000여명의 승려와 수백 명의 불자가 참석했다.
이날 대회는 문재인 정부 정책이 종교 편향적이라는 불교계의 문제의식에서 개최됐다. 불교계는 그동안 문 대통령 청와대 취임 축복 미사, 해외 순방 시 성당 방문, 문화체육관광부의 캐럴 틀기 캠페인 등을 바탕으로 정부의 종교 편향에 대한 우려를 표시해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5일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 문화재 관람료 징수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자 불교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조계종 “법회 형식, 문체부와 사전협의 거쳐”
이날 행사를 앞두고 관할 지자체인 종로구청은 조계종에 공문을 보내 참석 가능 인원이 최대 299명까지라고 안내했다고 한다. 종교활동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행사 이름이 '대회'이고 정치적인 발언이 많을 것이란 판단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계종 측은 종교활동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 방역 지침상 종교시설 행사는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수용 인원의 30%, 접종완료자만 참석할 시 수용인원의 70%까지 가능하다. 그나마 대회가 열린 곳인 대웅전 앞마당과 주차장 부지는 실외기 때문에 수용인원을 따지기도 어렵다.
조계종 관계자는 “오늘 승려대회는 스님들만 모시고 전통을 갖춰 법회 형식에 맞게 진행했고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거나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교활동이라고 판단한다”며 “게다가 문체부와 사전 협의를 거친 뒤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문체부 관계자도 “명칭은 ‘대회’지만 식순을 보면 일상적인 법회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종교활동의 경우 백신 접종 완료자로만 구성하면 수용인원의 70%까지 참여 가능한데 실내도 아닌 실외에서 대회가 진행됐다”며 “종교 활동의 범위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종로구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중대본 “종로구청에서 행사 성격 검토 중”
종로구청은 현장에 직원들을 보내 방역수칙 위반 여부 등을 지켜봤다. 감염병예방법상 방역수칙을 1차 위반하면 주최 측에 1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참여자에게도 각 10만원의 과태료를 매길 수 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대회가 끝난 뒤에도 성격 규정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도 조계종 행사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중대본 관계자는 “현재 관할 지자체에서 행사의 성격과 이에 따른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방역수칙 위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관할 지자체에서 그에 따른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그만큼 종교 편향 극에 달해”
삼귀의와 반야심경 낭송으로 시작된 이날 대회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봉행사와 교시 대독, 국민에게 드리는 글 발표 결의문 낭독 순서로 진행됐다. 이후 발원문 낭독이 끝난 후 다 함께 사홍서원을 낭독하며 대회가 마무리되었다.
한편, 조계종 바깥에선 승려대회를 지지하는 불자들과 반대하는 불자들이 각자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혹시 모를 마찰에 대비해 경찰 2개 소대가 조계사 밖을 지켰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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