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방식".. '태종 이방원' 동물 학대에 자성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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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극 <태종 이방원> 에 등장한 말이 낙마 장면 촬영 후 사망한 데에 드라마 업계 내부에서 강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태종>
KBS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1월 2일 발생했고, 일주일이 지난 뒤 말이 사망하면서 동물권 단체 및 시민 사회 차원에서 제작진에게 구체적 답변을 요구하고 고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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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필 기자]
▲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21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태종 이방원'은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와이어로 말을 강제로 쓰러트렸다. 해당 말은 촬영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연합뉴스 |
KBS 사극 <태종 이방원>에 등장한 말이 낙마 장면 촬영 후 사망한 데에 드라마 업계 내부에서 강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KBS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1월 2일 발생했고, 일주일이 지난 뒤 말이 사망하면서 동물권 단체 및 시민 사회 차원에서 제작진에게 구체적 답변을 요구하고 고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법적으로 따지면 동물보호법 위반 가능성이 커 보인다. KBS 측이 지난 20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사고 경위를 밝히면서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이에 드라마 제작 업계 내에서 강한 자성과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 드라마 PD는 21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달리는 말을 강제로 넘어뜨리는 건 30년 전에나 했던 방식"이라면서 "여러 방법을 시도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그 방식을 택한 건지 자세한 정황은 알 수 없지만 말이 상체를 들어 올리게 하는 방법만으로도 촬영하면 될 것을 너무 무리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좋은 품종의 말이 필요한 경우엔 업체 측에서 마주를 수소문해서 제공하고, 그게 아니라면 업체에서 소유하고 있는 말을 대여해주곤 하는데 말 촬영은 대해선 보통 업체와 제작진이 합의에 따라 진행한다"며 "계약 관계에 따라 책임 소재가 다르겠지만, 보통은 말의 부상이나 사망에 업체에서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제작 관계자도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관계자 B는 "원칙적으로 제작진이 책임을 지는 게 맞지만 잘 안하려고 한다"며 "사고 장면을 보니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하지도 않았더라. 땅을 깊게 파서 매트를 여러 겹 까는 등 조치를 취한 뒤 촬영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동물권 인식이 높아지면서 업체 측에서도 무리한 촬영은 하지 말아 달라는 요구를 하긴 하지만 오랜 경력의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요구대로 응하기도 한다"며 "제작진과 업체 모두 각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상업 영화 촬영의 경우 책임 소재에 대해 문서화 하고, 현장에 의료진을 대기시키는 게 일반적이지만 여전히 드라마 제작 현장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었다. B씨는 "동물 촬영 때 수의사를 현장에 대기시키는 게 맞는데 대기만 시켜도 비용이 최소 50만 원 이상이 들어서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비판했다.
이 같은 거센 비판에 KBS 측은 2주간 결방을 결정했지만, 원론적 사과문 발표 외에 당시 상황에 대한 제작진의 구체적 입장 표명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 동물권 단체인 카라와 동물자유연대는 서울마포경찰서에 KBS 및 제작사 등 <태종 이방원> 관계자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 달라'는 청원들이 올라왔다. 21일 오후 4시 현재 약 5만 명이 동의 의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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