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환불금 110조원 어디로 갈까..시나리오별 점검

문지민 2022. 1. 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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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LG엔솔 상장후 매입하거나
현대엔지등 청약시장서 맴돌 가능성
2차전지 관련 타 종목 매수 기대되나
아예 증시 떠나 안전자산으로 돌아갈 수도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매경DB)
LG에너지솔루션 청약이 대흥행하며 114조원가량의 증거금을 끌어 모은 가운데, 환불금 역시 역대급 규모를 기록해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1일 청약 환불 절차를 진행했다. 일반청약 결과 증거금으로만 총 114조1066억원을 모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LG에너지솔루션은 그만큼 환불금도 역대급 규모를 자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개인 투자자 몫으로 배정한 주식 수는 총 1097만482주. 금액으로 환산하면 3조2911억원 수준이다. 즉 114조1066억원 중 3조2911억원을 제외하면 110조8155억원은 다시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청약을 위해 투자자들이 손에 쥐고 있던 자금 대부분이 다시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면서 주식시장에서는 환불된 자금이 어디로 향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경우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다시 주식 매수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이달 27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후 유동비율이 10% 내외로 적어 적은 물량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즉 물량 확보 경쟁으로 인해 이번에 환불된 자금이 다시 LG에너지솔루션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가능성은 환불금이 타종목 투자에 사용되는 것이다. 특히 2월 3~4일 예정된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주 청약에 이번 환불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그 외에도 올해 SSG닷컴, 마켓컬리, CJ올리브영, 오아시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만 한 공모주 청약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기 때문에 다른 공모주 청약 자금으로 쓰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공모주가 아니라도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혜주나 업종 내 다른 2차전지 업체로 자금이 이동할 여지도 있다. 수혜주로는 LG에너지솔루션에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꼽힌다. 상장 후 회사는 본격적인 투자 활성화로 상당 자금이 배터리 공장과 장비 구입에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LG에너지솔루션 향 장비 업체들은 올해부터 LG에너지솔루션 미국공장 증설에 맞춰 장비 수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특히 2차전지 생산 과정에서 전극 공정 장비 수주가 예상되는 티에스아이와 씨아이에스의 신규 수주액 증가를 예상했다.

또한 동일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된 삼성SDI의 수혜도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은 삼성SDI의 저평가 매력을 부각시킬 것이라는 예측이다. 윤 애널리스트는 "삼성SDI는 안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비해 수주와 해외 배터리 공장 진출에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상대적인 저평가는 여전히 고성장 중인 삼성SDI의 좋은 매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환불금 향방의 또 다른 시나리오는 아예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정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겹치며 부동산과 주식시장 열기가 가라앉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한다면 이번 환불금이 주식시장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처럼 환불금 향방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증권가는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경고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신주 상장은 청약 전후로 자금 유출입 규모가 커지고 증시의 전반적인 수급 상황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장 직후에는 액티브 투자자들의 매수가 유입될 여지가 크지만 코스피200이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등 주요 주가지수들에 편입될 때는 유입 금액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상장에 따른 증시 영향이 상장 당일과 직후에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박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와 대형주들의 수급 부담이 정점을 이루는 1월 말에 대형주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때를 대형주의 매수 적기로 삼아야 한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들의 1분기 실적은 올 초 가장 확실한 모멘텀으로 보이기 때문에 수급이 모멘텀을 가릴 수 있는 1월 말은 싸게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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